고풍 세태 장편소설
그 남향 방
쿠우지 · AI 창작 · 4584 자 · 약 12 분
허신은 그 창을 다 재고 나서야 아직 방세를 묻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계낭은 싸라기가 담긴 키를 안고 문가에 기대어 그를 바라보다가, 그가 대나무 자를 거두자 먼저 웃었다. 세 사람이 보러 왔는데 첫 사람은 침상을 들춰 보고, 둘째는 부뚜막을 살폈으며, 겨울 햇볕이 어느 벽돌까지 드는지부터 물은 사람은 그뿐이었다고 했다.
“제 어머니는 눈이 좋지 않으십니다.” 허신이 말했다. 말을 내뱉고 나니 벌써 어머니를 위해 이 방을 빌린 것만 같았다. 그는 다시 문밖으로 나가 뜰 담장을 돌아보았다. 음력 동짓달의 해는 낮았고, 담에는 빨아서 빛이 바랜 거적 두 장이 걸려 있었다. 거적 끝이 따뜻한 햇살 한 자락을 몇 갈래로 갈라 놓았다. 창 아래에 바느질 바구니를 놓으려면 침상을 안쪽으로 반 자 먼저 옮겨야 했다. 침상을 옮기면 문에 들어서자마자 놓으려던 고향집의 큰 장은 들일 수 없었다.
방계낭은 한 달에 백이십 문이고 한 달 치를 따로 보증금으로 낸다고 했다. 허신의 손끝이 자 위에서 멈추었지만, 곧바로 값을 깎지는 않았다. 이 근방에는 팔십 문짜리 방도 있었는데, 우물 쪽을 향해 있어 한낮에도 등불을 켜야 했다. 거의 스무 해 동안 그는 남향 창을 많이 만들었다. 꽃무늬 격자를 넣은 것도 있고 창호지를 두 겹 바른 것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어머니 차례가 되자, 아무 무늬도 없는 이 창 앞에서 이렇게 오래 생각해야 했다.
“신시 초, 그러니까 오후 세 시 전까지는 해가 들어요. 더 늦으면 담 너머로 넘어가지요.” 방계낭이 키를 작은 상 위에 내려놓았다. “하루 종일 해가 드는 곳을 원한다면, 제게는 그런 방이 없어요.”
그녀가 솔직하게 말하니 허신은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가 창판을 밀어 열자 경첩이 가볍게 소리를 냈지만 고장 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손 가는 대로 눌러 보았다. 마치 누군가 훗날 자신을 찾아와 성가시게 굴 근거를 남기는 것 같았다. 방구석에는 작은 부뚜막이 있어 국을 데울 수 있었지만, 큰 솥으로 밥을 지으려면 뜰로 나가야 했다. 물은 우물에서 길어 와야 하고, 앞 툇마루에 땔감을 쌓아서는 안 되며, 밤에는 쓰지 않는 큰불을 꺼야 했다. 방계낭은 이런 말을 하면서 문을 가로막은 낡은 걸상을 발로 바로 놓았다. 걸상 아래로 아주 작은 꽃신 한 켤레가 드러났다.
그녀의 조카딸이 앞방 발 뒤에 몸을 웅크리고, 손에 쌀떡 한 조각을 쥔 채 허신의 허리에 달린 톱을 빤히 바라보았다. 허신은 톱을 등 뒤로 돌리고 허리를 굽혀 돌돌 말린 대팻밥 한 조각을 보여 주었다. 어린 소녀는 받지 않고 불면 소리가 나느냐고만 물었다. 방계낭은 아이에게 들어가 먹으라고 하고 몸을 돌려 계약서를 가지러 가며 허신에게 방을 더 살펴보게 했다. 그는 침상 곁에서 아궁이까지 걸어 보았다. 두 팔을 벌려도 벽에 닿지는 않았다.
어머니가 반평생 넘게 살아온 산속 집은 발을 들면 바로 부뚜막이고 한 발 더 옮기면 뜰이었다. 문턱이 높아 겨울이면 어머니는 자주 한 손으로 문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자기 다리를 먼저 들어 옮겼다. 그가 몇 번이나 모셔 오겠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늘 콩을 다 거두고 나서, 누렁이가 털갈이를 하고 나서, 서쪽 담가의 채소가 씨를 맺고 나서라고 했다. 이제 마침내 초아흐레에 떠나겠다는 말이 전해 오자, 그는 자신이 조금만 늦어도 그 말이 다시 수많은 기다림으로 바뀔까 두려웠다.
그가 돈꾸러미를 반쯤 세었을 때 방계낭이 손을 뻗어 눌렀다. “누가 살 건지부터 말해요. 어머니 혼자인가요, 아니면 당신도 오나요?”
“어머니 혼자요. 저는 동쪽 거리 끝에 있는 임씨네 목공소에서 지냅니다.”
그제야 방계낭이 붓을 들었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 세만 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앞방에서는 쌀도 찧어야 했고, 뜰에 사는 세 집의 물독과 땔감, 절임 단지들은 마른 자리 하나를 두고 늘 다투었다. 허신이 괜찮다고 말할 때마다 그녀는 종이 귀퉁이에 점을 하나 찍으며, 중요한 일은 미리 말해 두어야 나중에 둘 다 불쾌할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녀가 조금 수다스럽다고 생각했지만, 밤에 뜰 대문을 닫는 시각도 기억해 두었다.
보증금을 치른 뒤, 그는 돈꾸러미에서 동전 몇 닢을 따로 골라 창을 바를 종이를 사려 했다. 방계낭이 보고는 헌 종이가 새것은 아니어도 여전히 바람을 막으니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허신은 잠시 멈추었다가 종이를 다시 펴 놓고, 모서리를 기울 작은 조각만 샀다. 어머니가 아직 방에 들어오기도 전에 자신이 벌써 많은 것을 바꾸려 한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임씨네 목공소에서 점심 자리가 거의 끝날 무렵에야 그가 돌아왔다. 위책은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가느다란 나뭇조각을 가장자리만 얇게 남도록 깎다가, 발소리가 들리자 무릎 뒤로 숨겼다. 허신이 손을 내밀자 소년은 머뭇거리며 내주었다. 머리를 꽂아 고정하는 작은 빗이었는데, 빗살은 아직 톱으로 내지 않았으면서 등에는 꽃 반 송이를 다듬어 놓았다.
“문짝 일은 다 끝냈느냐?”
위책이 헛간 아래를 가리켰다. 널빤지 두 장은 이미 이어 놓았으나 장부 구멍은 아직 마무리하지 않았고, 곁에는 임천의 긴 자가 놓여 있었다. 그는 밥을 먹고 손이 비어서야 빗을 만들었다고 급히 말하다가 스스로 말을 고쳐, 조금 전부터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허신은 꾸짖으려다가 빗등의 꽃 같지 않은 꽃을 보고, 자신도 목공소에 들어온 첫해에 어머니의 바느질 도구통을 깎아 드리려고 좋은 나무 한 귀퉁이를 몰래 가져다 쓴 일이 문득 떠올랐다. 결국 통을 둥글게 깎지 못해, 스승이 두 조각으로 켜서 상다리 밑에 괴어 놓았다.
그는 빗을 거두지 않고 위책에게 먼저 대팻밥을 깨끗이 쓸라고만 했다. 임천이 안쪽 방에서 남은 국 한 그릇을 들고 나오더니, 허신이 방을 빌리는 모양새가 큰 장사라도 벌이는 것 같아 오전 내내 돌아오지도 않는다고 했다. 허신이 초여드레와 초아흐레에는 사람을 모시러 산에 가야 한다고 하자 임천은 눈꺼풀을 내리깔고 국도 마시지 않았다.
목공소에는 두 일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제안 약방의 새 문과 북쪽 거리 어느 집의 창살이었다. 약방 문은 동지 전에 달아야 한다고 손님이 두 번이나 말했다. 허신이 없으면 위책은 널빤지를 잇는 일만 감히 할 뿐, 그 긴 재목 두 개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임천이 그릇을 나무 작업대에 내려놓자 그릇 가장자리에 묻은 기름기가 둥근 자국을 남겼다. 그는 가지 말라고 하지 않고, 그 이틀의 품삯도 그대로 받을 셈이냐고만 물었다.
“이 이틀은 품삯에서 빼십시오.” 허신이 말했다. “돌아와서 문짝 일은 메우겠습니다.”
그는 이야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임천은 이사를 마치고도 침상을 놓고 부뚜막을 더해야 하며, 노인은 첫날 밤 잠자리가 낯설 텐데 앞으로 이틀이 몇 번이나 더 필요하겠느냐고 했다. 위책은 고개를 숙이고 같은 자리를 세 번째 쓸었다. 허신은 빗자루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스승의 말이 마냥 모질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도 이 목공소에서 여러 해 일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누군가 날짜를 약속하고는 그날이 되어도 물건을 내놓지 못하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마침내 초열흘에 돌아오기로 정했다. 임천은 허신에게 자신의 대패와 끌, 작은 톱은 가져가도 된다고 하고, 목공소의 긴 송곳은 남겨 두게 하며 위책에게 어느 것이 공동 물건인지 똑똑히 보라고 했다. 허신은 연장을 하나씩 싸고 나서야 자신의 살림살이가 아직 톱으로 빗살도 내지 않은 그 작은 빗보다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의 문을 그토록 많이 고쳐 주었으니 자기 삶에도 이미 튼튼한 틀이 있으리라 여겼다. 그런데 어머니가 정말 성안으로 들어오려 하자, 그 틀은 곳곳을 다시 재야 했다.
오후에 재목을 약방으로 보내면서 그는 일부러 남괴 골목 어귀로 돌아갔다. 제안 약방에서는 누군가 마른 풀뿌리를 체질하고 있었다. 약 냄새가 훅 끼치자 어머니의 무릎 위에 놓이던, 일 년 내내 빨아도 깨끗해지지 않던 낡은 천이 떠올랐다. 주동은 문가에서 석공에게 디딤돌 하나를 옮기라고 지시하며, 섬돌 앞에 물이 잘 고이니 날이 개면 한 층 더 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신에게 문짝 재목을 길가에 두지 말고 먼저 뒤뜰에 들여놓으라고 했다. 허신은 돌무더기를 보고 도대체 얼마나 높일 것인지 물으려 했지만, 주동은 벌써 안쪽 손님의 부름을 받고 가 버렸다.
문짝 재목을 헛간에 들여놓고 그는 예전 표시 옆에 획을 하나 더 그어, 돌아오면 다시 물을 생각을 했다. 주동이 뒤쫓아 나와 가는 길에 목공소에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고포에서 빈 항아리를 가져올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았으니, 며칠 늦어지거든 뒷문 쪽에 쌓인 나무 상자들을 먼저 완전히 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허신은 알겠다고 하고 누구인지는 묻지 않았다. 청람에는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짐꾼이 오가는가. 예전의 그는 어느 짐이 달아야 할 문을 가로막았는지만 기억했지, 그 짐 아래의 얼굴은 기억하지 못했다.
길 건너편에 떡을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임씨네 목공소 사람들을 알았다. 그가 서둘러 떠나지 않는 것을 보고 새 문을 혼자 만드느냐고 물었다. 허신은 아직 의논 중이라고 해도 되었지만, 입에서는 먼저 그렇다는 대답이 나왔다. 떡 장수는 목소리를 높여 좋다며 다음에는 자신도 허 장인에게 부탁하겠다고 했다. 장인이라는 그 호칭이 그의 발밑을 단단히 눌러 주었다. 그는 구워져 갈라진 떡 하나를 받으며 일부러 몇 문 깎아 주는지 묻지 않았다. 가게 두 곳을 지나서야, 자신은 원래 호칭 하나 때문에 돈을 더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떡을 가르자 안의 뜨거운 김이 속눈썹으로 훅 끼쳤다. 예전에 어머니가 그를 데리고 장에 갔을 때,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인이 아들의 손재주를 칭찬하면 어머니는 오후 내내 그에게 무거운 바구니조차 들리기 아까워했다. 나중에 집에 돈이 모자라자 어머니는 그 칭찬으로 그를 달래 성안에 가서 목공 일을 배우게 했다. 그는 말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 여인의 소매에서 단추 하나가 없던 자리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들은 허 장인이라는 호칭이 산속까지 전해지면, 어머니는 아마 유 아주머니에게 또 몇 번이나 이야기할 것이다.
목공소를 나설 때, 그는 석언의 소달구지에서 갈대를 내리는 것을 보았다. 마부는 손목에 고삐를 감고 있었고 손등에는 오래된 흉터가 하나 있었다. 소는 문가의 남은 채소에 닿으려 코를 씰룩거렸다. 허신은 그와 초아흐레의 수레삯을 흥정했다. 팔십 문에 스무 문을 먼저 주기로 했다. 석언은 확답하지 않았다. 산 입구가 막히면 수레는 올라가지 않으며,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라고 반드시 수레도 지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수레채를 어루만지며, 어른이 타고 계시니 급해도 소를 달리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허신이 짚을 한 겹 더 깔 수 있느냐고 물었다. 석언은 짚도 있고 밧줄도 있다며, 항아리와 단지를 가져오려면 헌 옷으로 사이를 막아 성안에 도착했을 때 수레에 깨진 소리만 가득하지 않게 하라고 했다. 허신은 돈을 꺼내다 문득 웃었다. 어머니가 아직 쓸 수 있다고 했던 주둥이 깨진 소금 단지도, 실은 수레에 실을 궁리를 해야 할 물건이었던 것이다. 그는 사람 한 명만 모셔 올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여러 해 동안 손만 뻗으면 닿던 물건들도 함께 산 아래로 가져와야 했다.
해 질 무렵 목공소에서 톱을 거두자, 위책은 작은 빗을 우물가로 가져가 깨끗이 씻었다. 빗등의 꽃은 꽃잎 하나가 모자라, 오히려 다리 하나가 비뚤어진 새처럼 보였다. 허신은 작은 구멍에 삼노끈을 꿰어 주고는 갓 기름칠한 빗을 남에게 선물하지 말라고 했다. 위책은 얼굴을 붉히며 친여동생에게 줄 것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가 두 번이나 거듭 말하자 허신은 더 묻지 않았다.
위책이 성안의 방에 고향집의 큰 장을 들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허신이 손으로 너비를 가늠해 보이자 소년도 따라 해 보다가 두 팔로도 모자라자 웃으며 그럼 한쪽을 잘라 내면 되겠다고 했다. 허신은 물건 망가뜨릴 궁리만 한다고 꾸짖고는 자신도 웃었다. 정작 그는 창 아래에서 한나절이나 궁리했으면서도, 어머니가 가져오려는 것이 그 장인지, 아니면 장 안의 작은 물건 하나인지 아직 묻지도 않았다.
밤이 들자 임천은 목공소 문을 닫았고, 허신은 재목방의 짧은 평상에서 잤다. 연장 꾸러미는 발치에 놓았고, 어머니가 덮을 솜이불은 말아서 문 뒤에 두었다. 그가 몸을 뒤척이자 평상 나무가 삐걱거렸다. 문득 내일 집에 돌아가면 그 누렁이가 발소리를 먼저 들을지, 아니면 이불에 밴 성안의 쌀 냄새를 먼저 맡을지 몹시 궁금해졌다. 바람이 문틈으로 파고들어 꾸러미 입구의 얇은 종이 한 자락을 대신 넘겨 주었다. 남향 방 창가에서 쓰고 남은 종이였다. 아직 눈도 내리지 않았는데, 그는 벌써 그것이 눅눅해지게 두고 싶지 않았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유장경의 《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집에 묵다》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눈 오는 밤, 문을 열어 두다》를 바탕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인물과 현성, 경로와 줄거리는 모두 당나라 풍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허구이며, 원시의 번역이나 시인의 전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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