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 세태 장편소설
아직 비워 주지 않은 방
쿠우지 · AI 창작 · 4392 자 · 약 11 분
두인이 읍내로 돌아온 날 아쑤이는 침상을 옮겨 보려던 참이었다. 침상 밑의 목재가 다리에 걸렸다. 아쑤이가 한참 힘을 썼는데도 머리맡만 반 자쯤 비뚤어졌을 뿐이었다. 황더우의 깔개가 벽가에 끼어, 녀석은 그릇을 핥으러 가고 싶어도 몸을 돌리지 못하고 몹시 억울한 듯 낑낑거렸다. 두인은 천 보퉁이를 내려놓고 침상 가장자리를 받쳐 주며 다시 산으로 이사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아쑤이는 대답하지 않고 쉬선이 어디 있는지부터 물었다. 차양간에 남았다는 말에 눈을 크게 뜨고는 문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두인은 어젯밤 내린 비 이야기를 했다. 긴 가로대를 톱질한 대목에서는 아쑤이를 보지 않았다. 아쑤이는 자기도 모르게 침상 가장자리의 못대가리를 손가락으로 세었다. 일곱 번째까지 세고는 여섯 번째가 어디 있었는지 문득 잊어버렸다. 그 육백 문은 본디 아들을 구하려고 내놓은 돈이었다. 이제는 몇 토막으로 잘려 사람들 발밑에 놓여 있었다.
“산에는 낡은 판자가 얼마든지 있잖아.” 그녀가 말했다. 두인은 어젯밤에는 그 판자들이 거기 없었다고 했다. 아쑤이는 더 말하지 않았다. 두인은 물을 떠 와 천 꾸러미를 닦았다. 비뚤어진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아쑤이는 그녀가 보자기를 풀어 널어 놓는 것을 보았다. 안에 든 연뿌리 빛깔 천은 여전히 부드러워 비를 한바탕 겪은 것 같지 않았다. 쉬선에게 물건을 망쳤다고 호통치고 싶었지만 두인도 맞장구를 칠까 두려웠다. 날이 어두워져 쉬선이 돌아왔을 때도 그저 춥지 않으냐고 한마디 물었다.
신은 반쯤 말라 있었지만 발등은 쓸려 까져 있었다. 아쑤이는 그의 발치에 뜨거운 물을 내려놓았다. 아들이 버선을 벗다가 움찔하는 것을 보자 손이 먼저 약을 찾았다. 한참 찾다가 집에는 무릎에 붙이는 약초밖에 없어서 상처에 함부로 댈 수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녀는 바느질 바구니를 덮고 깨끗한 헌 천을 꺼냈다. 그가 제 손으로 발을 깨끗이 씻고 나서야 천을 손 가까이에 놓아 주었다.
쉬선은 차양간을 이미 치웠으니 마르면 쓸 만한 재목으로 낮은 받침대를 짜겠다고 했다. 아쑤이가 손해가 얼마나 나느냐고 묻는데 쉬선은 액수를 댈 수 없었다. 그 문은 애초에 품을 들이고도 사겠다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이제 와 목재 값만 셈하면 자기가 한겨울 동안 쏟은 마음을 죄다 헛것으로 치는 것 같았다. 그는 마침내 아직 셈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쑤이는 한참 동안 그 말을 듣고도 돈주머니를 다시 꺼내지 않았다.
사흘째 되던 날 하늘이 맑아졌다. 아쑤이는 아들 몰래 아침 수레를 타고 찻집으로 갔다. 왕복 열여섯 문은 자기 돈 이백삼십 문에서 꺼냈다. 말린 무를 조금 챙겼지만 짚신은 가져가지 않았다. 수레가 돌다리에 이르자 무릎이 시큰거렸다. 앞줄에 앉은 젊은 부인이 옆으로 조금 비켜 다리를 펴라고 했다. 아쑤이는 다리를 내밀고 앉은 꼴이 보기 싫어 한동안 참고 버텼지만, 마침내 쭉 내밀었다.
아쑤이가 찻집 앞에서 내리자 수레꾼이 돌아갈 자리도 미리 잡아 줄까 물었다. 이번에는 잡아 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예전에는 밖에 나갈 때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는 게 생각났다. 집에 일이 하나라도 더 생길까, 누가 찾아올까, 늦게 돌아가 물을 끓여 놓지 못할까 늘 걱정이었다. 수레꾼은 수레채에 금을 하나 긋고 미시에 오라고 했다. 아주 짧은 금 한 줄이었는데, 오늘 이 한 토막의 시간이 정말 자기 몫으로 먼저 떼어 놓인 듯했다.
차양 아래에는 젖은 나무를 볕에 말리는 냄새가 났다. 새로 만드는 낮은 작업대는 절반만 짜 맞추었으나 톱질한 몇 군데는 이미 대패로 둥글게 다듬어져 있었다. 아래에는 둥근 돌 대신 짧은 각목을 받쳐 밀어도 움직이지 않았다. 류란은 작업대 옆에서 갓을 다듬고 있었다. 손등에는 노란 꽃가루가 묻어 있었다. 아쑤이를 보고도 일어나지 않고 걸상을 찾아 앉으라고 했다. 사나운 목소리는 아니었다. 다만 예전처럼 아쑤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따뜻한 걸 마시겠느냐고 묻지는 않았다.
아쑤이는 아궁이를 훑어보았다. 솥은 작고 아궁이 앞은 비어 있었다. 다슈가 떠났으니 자기가 한동안 다시 와도 되겠다고 했다. 아침에 와서 물을 끓여 주고 한낮에 집으로 가면 밤에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 사 리 갈림길을 걷기만 하면 금방 닿고 무릎 따위는 아파 본 적도 없다는 듯 가볍게 말했다. 류란이 성안의 방은 어쩔 거냐고 묻자, 그녀는 방을 빼면 돈도 아끼고 예전처럼 산에서 살면 된다고 했다.
“아들 대신 뭘 메워 주고 싶은 거야?” 류란이 채소 뿌리를 한쪽에 작게 모았다. 아쑤이는 다 아들 때문만은 아니라며 서둘러 말했다. 자기도 이 찻집에 앉아 있는 게 좋고, 예전에도 둘이서 꾸려 가지 않았느냐며 굳이 다슈를 불러야 하느냐고 했다. 류란은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 사람은 끼어든 사람이 아니야. 내가 일부러 찾아가서 모셔 온 사람이야.”
아쑤이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 사이에 낀 약 찌꺼기를 떼어 냈다. 오기 전에는 할 말을 많이 생각해 두었다. 류씨네에는 일손이 모자라고, 자신에게는 돌아갈 디딤돌이 없으니, 자기가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조금은 되돌릴 수 있으리라고 여겼다. 이제 류란이 그렇게 바라보고서야 깨달았다. 자기는 또 남의 어려움을 줄지어 길로 놓고 그 위를 밟아 돌아오려 했다는 것을.
아궁이 옆에는 그녀가 여러 해 전에 준 낡은 바가지가 있었다. 자루 한 토막이 부러진 적이 있어 류란은 삼실로 감아서 여전히 쓰고 있었다. 아쑤이는 들어 보고 새 바가지로 바꾸라고 하고 싶었다가, 그때는 자기도 늘 류란에게 낡았다고 싫어하지 말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그 무렵 쉬보가 병을 앓고 밥을 넘기지 못해 둘은 아궁이 앞에 앉아 고운 죽을 끓였다. 바가지 하나 분량의 물을 세 번에 나눠 넣었다. 류란은 추위에 갈라진 손을 불 가까이 대고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좋았던 때가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때의 온기를 언제까지나 오늘의 솥에 보탤 수는 없었다.
밖에서 지팡이를 짚은 노파가 왔다. 류란은 근처 쑨씨네 아주머니임을 알아보고 앉으라고 했다. 아쑤이가 성안에 산다는 말을 들은 노파는 먼저 복도 좋다고 했다. 그러고는 차막을 돌볼 사람이 없으니 노인이 앉아 불을 지키면 딱이라며, 아들도 마음을 놓고 친구도 사람 쓸 돈을 아낄 수 있겠다고 했다. 아쑤이도 예전에 거의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남의 입에서 그 말을 들으니 무릎 한 곳의 시큰거림이 문득 날카로워졌다.
노파는 말을 마치자 떠났고, 아쑤이에게 물 한 주전자 들어 준 적도 없었다. 아쑤이는 멀어지는 등을 바라보며 성안 강가에 있는 구친의 작은 노점을 떠올렸다. 구친이 바빠 말을 붙일 겨를이 없어도, 아쑤이는 혼자 다리를 따라 얼마쯤 걸으며 푸른 마늘잎을 가득 실은 배를 보고 고물에서 밥 짓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누구에게도 쓸모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집에 돌아오길 기다리지 않고 그런 것들을 본 건 처음이었다.
아쑤이가 채소에 손을 뻗자 류란은 다른 한 줌을 건네주고 더는 막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한동안 채소를 다듬었다. 아쑤이가 줄기 두 개를 잘못 꺾자 류란은 억센 줄기는 저쪽에 따로 모으고 다 버리지는 말라고 했다. 두 사람은 마침내 채소 기르는 이야기를 했다. 도시에서는 왜 파 잎을 늘 뿌리께에서 싹둑 자르는지, 쑨 아주머니의 지팡이는 실은 주인보다 사람을 더 잘 겁주어서 다리를 건널 때면 강 속 물고기까지 쫓아낼 듯 치켜든다는 이야기였다. 아쑤이는 한 번 웃었고, 웃고 나니 눈가가 젖었다.
아쑤이는 옷 속에서 여벌 열쇠를 꺼내 류란의 발치에 놓인 대바구니에 넣었다. 고향에 돌아왔을 때 잠시 쉴 곳이 필요해 빌린 열쇠였다. 어쩌다 목재를 쌓아 두는 곳의 열쇠가 되었는지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류란은 열쇠를 집어 채소 즙을 조금 닦아 내고 제 허리춤에 도로 걸고는 계속 채소를 다듬었다. 허리춤에서 두 열쇠의 금속 이빨이 가볍게 맞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두 사람 모두 그 소리를 들었다.
“문을 열던 날, 네게 묻지도 않고 사람들을 들였어.” 아쑤이가 말했다. “다슈에게 국을 어떻게 파는지도 묻지 않았고.” 류란은 응 하고 한참 뒤에야 말했다. 가장 화가 난 것은 사실 그 몇 푼의 국값이 아니라, 아쑤이가 쉬선 대신 나흘이나 닷새라고 말하자 자신도 믿었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 와서 물을 때마다 재촉이 되었고, 도리어 남의 일을 성사시켜 주려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아쑤이는 아들도 사정이 어렵다고 두둔하고 싶었다. 입술이 이미 움직였으나 낮은 받침대 가장자리의 새 톱자국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아쑤이는 말을 삼키고, 며칠 뒤 다슈를 찾아가 돌아오라고 권하지는 않고 솥이 잘 놓였는지만 물어보겠다고 했다. 류란은 잘됐다거나 안 됐다고 답하지 않았다. 일어나 채소를 씻으며 점심에 채소밥을 먹겠느냐고 물었다. 한 그릇에 다섯 문이고, 어제 산 자투리 고기가 들어 있었다.
아쑤이는 가져온 마른 양식이 있다고 하려다가 다섯 문을 꺼내 조리대 모서리에 놓았다. 류란은 돈을 받고 다른 손님과 똑같이 밥을 담아 주었다. 그녀의 그릇에 고기를 따로 골라 넣지도 않았다. 첫 숟갈은 조금 떫게 넘어갔다. 두 번째 숟갈에는 갓의 단맛이 났고, 나중에는 그릇 가장자리에 붙은 밥알까지 긁어 먹었다.
돌아가는 수레에서 아쑤이는 다리를 비켜 주었던 젊은 아낙을 다시 만나 서로 자리를 내어 주었다. 아낙이 산에서 볼일은 잘 봤느냐고 묻자 아쑤이는 잠깐 생각하고 밥 한 그릇 먹었다고 했다. 아낙은 밥 먹으러 이렇게 멀리까지 왔느냐며 웃었다. 아쑤이도 웃으며 과연 좀 멀었다고 했다. 수레 덮개 틈으로 햇살이 두 사람의 무릎에 내렸다. 아쑤이는 이번에는 먼저 다리를 펴고 나서 깔고 있던 천의 절반을 옆 사람에게 내어 주었다.
골목으로 돌아가기 전, 아쑤이는 성문 쪽으로 돌아가 새로 들어온 모종을 구경했다. 모종 장수는 어린 채소의 뿌리를 젖은 흙으로 감싸 두었다. 푸른 잎이 빽빽하게 모여 있어 시골 밭이 바구니 두 개 속으로 줄어든 듯했다. 아쑤이는 값을 물었으나 사지는 않았다. 집에는 아직 화분 놓을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고, 창 아래 황더우가 볕을 쬘 자리도 온통 차지할 수는 없었다. 그저 땅에 떨어진 파 잎 하나를 주워 손가락으로 비벼 냄새를 맡았다. 내일 아침에는 느긋이 강가로 갈 수 있고, 파 잎 한 장마저 꼭 붙들어야 할 것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팡구이냥은 새 손님 한 사람에게 북쪽의 작은 방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쑤이가 들어오자 남쪽 방은 아직 다른 이에게 내주지 않았다고 얼른 말했다. 아쑤이는 주머니를 챙겨 넣고 일단 방을 빼지 않겠다고 했다. 팡구이냥은 모레 또 떠나겠다면 다시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님과 북쪽 방값 이야기가 끝나고서야 자기 방의 사월 이후 세도 여전한지 물었다.
쉬선은 저녁 무렵 그 말을 듣고 홱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는 낮에 빨아 둔 낡은 덧옷을 개며 방 안 침대는 원래 자리에 도로 놓자고 했다. 자기는 이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연장을 내려놓고 어머니가 어디 살든 자기가 데리러 가겠다고 말하려 했다. 아쑤이는 먼저 그에게 침대 밑의 나무부터 말끔히 치우라고 했다. 황더우가 몸 한번 돌리기도 힘들게 두지 말라고 했다.
두 사람은 침대를 본래 자리로 옮겼다. 창으로 든 빛이 마침 침대 머리에 닿았다. 아쑤이는 바느질 바구니를 작은 탁자에 올리고, 돌려받은 짚신은 문 옆에 두었다. 더는 침대 밑에 숨기지 않았다. 쉬선이 저녁으로 무엇을 먹고 싶으냐고 묻자 그녀는 지난번처럼 달걀을 넣은 뜨거운 국수를 먹고 싶다며, 집의 찬죽에 물이나 섞어 대충 때우지는 말자고 했다.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국수를 사러 나갔고, 돌아올 때 손에 달걀 두 알도 들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주 천천히 먹었다. 아들은 낮에 어디 갔었는지 묻지 않았다. 아쑤이도 찻집에서 오간 말을 또 하나의 고생거리처럼 아들의 손에 넘겨주지 않았다. 황더우가 달걀 냄새를 맡고 고개를 들었다. 아쑤이는 젓가락 등으로 익은 달걀을 조금 밀어 주고, 개가 삼키기를 기다렸다가 자기 몫 반쪽을 한 입씩 다 먹었다. 창 아래 등은 켜지 않았다. 저녁 빛이 아직 충분해서 사발 밑바닥의 조그만 파란 꽃 한 송이가 보였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유장경의 《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집에 묵다》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눈 오는 밤, 문을 열어 두다》를 바탕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인물과 현성, 경로와 줄거리는 모두 당나라 풍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허구이며, 원시의 번역이나 시인의 전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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