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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한 권

고풍 세태 장편소설

수레가 지나갈 수 없는 지름길

쿠우지 · AI 창작 · 4223 자 · 약 11 분

훙 주인이 그 긴 목재를 뒤집어 꺼냈을 때, 쉬선은 먼저 엄지로 가느다란 나뭇결 한 줄을 눌러 보았다. 결은 깊지 않았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곧았다. 통째로 재단할 수 있으면 새로 그린 문살대에 딱 맞았다. 목재상 일꾼은 그가 다 보기를 기다렸다. 햇살이 반대쪽으로 돌아가도록 된다 안 된다 말 한마디가 없자, 끝내 다른 한쪽 끝을 받침대에 올려놓고 그렇게 쥔 채 놓지 않고 있지 말라고 했다.

정작 그에게 부족한 건 나무를 보는 눈이 아니라 백육십 문이었다. 어머니가 준 육백 문은 이미 첫 목재를 사는 데 썼고, 제 주머니에도 끼니와 집 밖에서 드는 자잘한 비용은 남겨 둬야 했다. 그 긴 드릴을 여러 번 품에 안아 보았는데도, 며칠 앞서 사지 않았더라면 오늘 여기 서서 이미 충분히 좋은 나무 한 토막을 그토록 애써 고를 필요가 없었으리라는 생각은 차마 하고 싶지 않았다.

훙 주인은 쉬씨네 옛집을 알고 있었다. 쉬보가 일을 한 곳은 현내만이 아니었다. 산속 집의 단단한 들보도 그해 그의 아버지가 쌓아 둔 목재 더미에서 나온 것이었다. 훙 주인은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뒷방 들보와 바꿔도 된다고 했다. 여러 해 말랐으니 작은 물건을 만들기에 딱 좋고, 운반은 목재상에서 알아서 할 일이었다. 값은 백육십 문만 쳐서 오랜 정분을 내세워 듣기 좋게 값을 올려 부르지도 않고, 쉬선이 나중에 무슨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받지도 않겠다고 했다.

쉬선은 그 들보가 아직 지붕을 받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떼어 낸다고 해서 나무 한 토막을 들어 옮기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건 더 잘 알았다. 뒷방은 따로 받치고 가장자리도 잘 막아야 했으며, 어머니가 허락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옛집에는 늘 사는 사람이 없고, 뒷방도 습해서 제대로 쓰기 어려웠다. 눈앞의 목재는 당장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는 집을 손보는 순서를 속으로 한 번 짚어 보고 스스로 할 수 있겠다 싶어, 아직 물어보지도 않은 사람을 대신해서도 좋다고 답했다.

목재를 넘겨받자 그 좋다는 대답에 무게가 생겼다. 술자리에서 앞날을 가리키며 생각을 말한 것이 아니었다. 훙 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었던, 온전하고 잘 마른 긴 목재 하나를 그에게 넘긴 것이었다. 쉬선은 예전 지장 위에 손도장을 눌러 확인했다. 끔찍한 일을 한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그저 앞으로의 자기에게는 어머니 쪽 일을 잘 마련해 둘 시간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류팅이 가져온 작은 수레는 기름 가게에서 하루 빌린 것이었다. 운삯은 열두 문, 일찍 가서 일찍 돌아오기로 했다. 그는 어머니가 찻집을 열기 전에 목재를 정리해 주고 싶었고, 쉬선에게도 한 번 인정을 베풀어 두어 나중에 기름 가게 선반이 망가지면 매번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랐다. 두 사람 다 오로지 좋은 일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니었다. 각자 내친김에 이루고 싶은 바를 작은 수레 한 대에 얹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그리 가벼워 보일 수가 없었다.

이월에 천성은 마침 가오푸에서 현성으로 오는 길이었고, 스커우에서 먼저 그들을 마주쳤다. 쉬선인 것을 보고 짐을 내려 목재를 수레에 싣는 일을 거들었다. 자신도 차막까지 같은 길을 가야 하니 동행하며 한동안 돕겠다고 했다. 류팅은 천성의 몫도 떼어 두겠다고 했다. 천성은 눈 내리던 밤의 따뜻한 죽을 떠올리며 손을 내저었다. 쉬선 앞에서 나무 조금 들어 준 일에 값을 매기고 싶지 않았다. 쉬선은 한 번 더 받으라고 권했어야 했지만 수중의 돈을 생각하니 더 고집하지 않았다.

큰길은 스커우에서 완만한 비탈을 돌아 찻집까지 꼬박 육 리였다. 지름길은 스커우 남쪽 가장자리에서 대숲 비탈로 들어가 이 리를 가면 찻집 북쪽 일 리 지점에서 큰길과 다시 만났다. 삼 리를 덜 가는 셈이었다. 전에 저우차오가 작은 수레는 지나갈 수 있다고 했고 천성도 바퀴 자국을 본 적이 있어 그쪽을 가리켰다. 날이 맑고 발밑도 아직 말라 있다고 했다. 류팅은 긴 목재를 보며 모퉁이를 돌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쉬선은 천천히 가며 한쪽 끝을 들어 올리면 어떻게든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먼저 답했다.

날씨는 정말 좋았다. 눈도 없었고 산에서 갑자기 물이 쏟아져 내려오지도 않았다. 대나무 그림자가 땅 위에서 가늘게 움직였다. 두 사람이 수레를 끌고 천성이 뒤를 받쳤다. 처음에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을 잘 골랐다는 증거 같았다. 예전 바퀴 자국의 너비도 수레에 맞았다. 쉬선은 이마의 땀을 훔치며 이 삼 리를 아끼면 찻집에서 장부를 몇 개나 더 깎을 수 있을지 벌써 셈했다.

첫 번째 가파른 굽이에 이르자 목재 끝이 대나무 뿌리에 걸렸다. 작은 수레는 돌 수 있어도 길게 삐져나온 목재는 돌벽을 훑고 지나갈 판이었다. 류팅은 멈춰 서서 한 짐부터 내리자고 했고, 천성도 두 번에 나눠 들고 가자고 했다. 쉬선이 땅을 살펴보니 목재를 내리면 모두 흙바닥에 닿고, 끌어다 놓은 뒤에는 다시 실어야 했다. 그는 조금씩 아낀 시간을 이미 새 문에 쓸 몫으로 셈해 두어서 도로 써 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에게 수레 뒤를 조금 들어 달라 하고 자기는 앞에서 한 번 더 힘껏 당기기로 했다.

한 번 당겨서는 넘어가지 않았다. 다시 당기자 바퀴가 돌 모서리를 비스듬히 타고 올라 수레가 바깥으로 기울었다. 천성은 얼른 몸으로 버텼다. 어깨에 얹힌 무게에 몸이 옆으로 밀렸고 손으로 받치던 나무는 결국 바위에 부딪혔다. 그 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세 사람 모두 멈추었다. 한 번만 더 움직이면 자신들이 들은 소리가 사실로 굳어질까 두려운 듯했다.

갈라진 것은 훙 주인이 방금 넘겨준 긴 목재였다. 모서리에서 먼저 한 줄기 쪼개져 나뭇결을 타고 안으로 파고들었다. 쉬선이 손으로 벌려 보니 당장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금은 이미 나 있었다. 원래 속에 흠이 있었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모서리에서 갓 드러난 옅고 흰 속살을 보자 다시 삼켰다. 조금 전 목재상에서 이 끝부터 저 끝까지 짚어 본 것도 그였고, 결이 곧고 바싹 말랐다고 골라낸 것도 그였다. 누가 그가 없는 사이 나쁜 목재를 끼워 넣은 게 아니었다.

류팅은 먼저 다친 사람이 없느냐고 물었다. 천성은 고개를 저으며 어깨의 짐을 옆으로 옮겼다. 팔이 저려 덜덜 떨렸다. 쉬선은 여전히 나무만 보았다.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훙 주인이 매긴 ‘좋은 나무’라는 말을 물릴 수 있기라도 한 듯했다. 류팅은 마침내 조금 짜증이 나서, 수레부터 볼 거냐, 나무가 저절로 도로 붙기를 기다릴 거냐고 물었다.

그들은 하는 수 없이 목재를 내리고 짧은 나무 두 토막을 땅에 깔아 넓은 널빤지가 온통 진흙에 빠지지 않게 했다. 수레 뒤쪽은 돌 틈에 끼어 지렛대 없이는 들 수 없었다. 천성이 이미 귀퉁이가 갈라진 긴 목재를 가리키자 쉬선은 곧장 그건 쓸 수 없다고 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저도 그 목소리에 밴 낯익은 조바심을 알아차렸다. 장식 한 줄을 망치기 싫어 이미 한 번 쓴맛을 보았건만, 눈앞에서는 여전히 나중에 보기 좋을 이 나무가 눌려 상할까 봐 먼저 겁이 났다.

이번에는 아무도 그를 대신해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서 있다가 마침내 문짝의 온전한 세로틀로 쓸 일이 없는 짧은 재목을 직접 집어 들었다. 돌을 찾아 받치고 류팅에게 바퀴를 잡으라고 했다. 짧은 재목 표면에 깊은 자국이 패고서야 수레가 조금씩 뒤로 빠져나왔다. 천성은 발뒤꿈치가 미끄러져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도 손을 놓지 않았다. 수레가 마침내 바로 서자 세 사람 모두 주저앉았다. 눈앞에는 나무가 한 무더기였고, 아끼려던 삼 리는 여전히 그들 등 뒤에 고요히 누워 있었다.

류팅은 해를 보고 오늘 돌아가면 너무 늦겠다고 했다. 기름집에는 아직 그가 통을 내려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쉬선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 꺼낸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하루를 정말 자기 뜻대로 쓸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쉬선은 고개를 끄덕이고 더 지체한 몫은 따로 치르겠다고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하루에 열두 문을 더 얹어도 긴 목재 한 개 값보다 싸기는 했다. 그래도 자기가 서둘러 해내고 싶은 일 때문에 누군가 다른 일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더 분명해졌다.

천성은 저우씨 집으로 가서 튼튼한 밧줄을 빌렸다. 세 사람이 온통 흙투성이인 것을 본 저우차오는 긴 짐은 지나가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먼저 물었다. 천성이 작은 수레는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저우차오는 작은 수레라고 했지, 수레가 작고 짐이 긴 게 어떻게 같은 말이냐고 했다. 천성은 그 자리에 서서 자를 드는 걸 봤다고 했던 자기 말을 두고 또 한 차례 문답을 듣는 기분이었다. 하나하나는 틀린 말이 없는데 이어 붙이고 나니 남이 하지도 않은 말을 먼저 받아 준 셈이었다.

저우차오는 밧줄을 거저 주지도, 이 틈에 비싼 값을 부르지도 않았다. 다 쓰고 돌려달라고만 했다. 저녁에는 세 사람에게 따뜻한 음식을 몇 그릇 사 먹게 하고 마당 한구석을 내주어 목재를 두게 했다. 그도 채소를 거둘 자리는 남겨야 했으므로 나무가 드나드는 길을 다 차지하게 둘 수는 없었다. 류팅은 서둘러 먹고 집 뒤로 가 쪼그려 앉았다. 쉬선은 그에게 다가가 이 목재는 자신이 따로 만들고 싶어 마련한 것이고 손님이 재촉한 적은 없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지친 등을 보니 여태 반쯤 감춰 온 일을 이 순간에도 다 털어놓을 수 없었다.

이튿날 그들은 큰길로 돌아갔다. 확실히 넓은 곳이 많았다. 이따금 바퀴가 빠져도 옆에 사람이 설 자리가 있어 들어 올릴 수 있었다. 길이 한 번 꺾인다고 나무 끝이 누군가를 휩쓸까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쉬선은 걸어온 길을 보면서 멀다는 말을 다시 하지 않았다. 어제 아끼려던 힘과 시간을 그들은 오늘 한 리 한 리 도로 들였다.

찻집에 닿았을 때 다슈는 마침 탁자를 놓을 곳을 재러 왔다. 목재가 한 무더기 더 늘어난 것을 보자 얼굴에서 표정이 옅어졌다. 류 아주머니는 류팅에게 어째서 밤새 돌아오지 않았느냐고 먼저 물었다. 아들은 나무 나르는 걸 도왔다고만 하고 더 말하려 하지 않은 채, 수레를 직접 끌고 돌려주러 갔다. 기름 가게 일을 하루 빠졌다는 말을 듣고 그녀가 아들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주려 손을 뻗었지만, 그는 몸을 비켰다. 어차피 집에서 빨아야 하니 털어서 찻집 안을 온통 먼지투성이로 만들지 말라고 했다.

쉬선은 갈라진 모서리를 안쪽으로 돌려 감췄다가, 다 나르고 나니 감춰 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어 되돌아와 류 아주머니에게 보여 주었다. 이 나무 하나 때문에 일이 전부 늦어졌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쓰임새를 바꿔야 해서 며칠 늦어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류 아주머니는 예전에 사람이 앉을 수 있었던 벽 쪽을 바라보았다. 긴 의자가 이미 창 아래 가로놓여 있었다. 그녀는 열이레에 찻집 문을 연다는 말을 아무렇게나 한 게 아니라고 했다. 쉬선은 고개를 끄덕이고 막 약속을 하려 했다. 다슈는 이미 빈 솥을 들고 나가고 있었고, 다시 한번 며칠이면 된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

천성은 그저께 바꿔 맸던 옛 짐끈을 주워 들었다. 끊긴 자리를 두툼하게 기워 어깨에 닿으면 새 끈보다 더 아팠다. 한 번은 나무를 내주겠다고 하고, 한 번은 길을 장담하고, 한 번은 남을 두고 보았다고 말했다. 좋은 뜻을 멈출 줄 모르면 이 끈도 기울수록 딱딱한 옹이가 생기듯 그렇게 될 수 있었다. 그는 그 생각을 쉬선에게 들려주는 대신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자질구레한 짐부터 다시 균형을 맞추었다. 다음에 남을 두고 한마디 할 때는 자신이 어디까지 직접 보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했다.

쉬선은 작업장에 남아 모서리가 갈라진 긴 목재를 바라보았다. 그 나무는 이미 원래 모습으로 돌려줄 수 없었지만, 옛집의 들보는 아직 어머니가 안전하다고 믿는 자리에 있었다. 목재상에서 가지러 오기 전에는 말해야 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또 조금 뒤의 날을 잡아 두었다. 우선 눈앞의 문짝이 모양을 갖춘 다음 입을 열면, 어머니도 그가 옛집에서 또 무언가를 가져갔다는 사실만 보지는 않을지도 몰랐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유장경의 《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집에 묵다》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눈 오는 밤, 문을 열어 두다》를 바탕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인물과 현성, 경로와 줄거리는 모두 당나라 풍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허구이며, 원시의 번역이나 시인의 전기가 아니다.

이 책의 목차 · 36 장
  1. 그 남향 방
  2. 눈이 문턱까지
  3. 세 번째 그릇
  4. 문짝이 쓰러지기 전에
  5. 갈림길의 검은 글씨
  6. 오후의 성문
  7. 마당에서 빌려 온 불
  8. 같은 값을 치른 문 한 짝
  9. 한낮에 두드리지 않은 문
  10. 돌아간 표지판
  11. 바느질 바구니 곁의 두 손
  12. 눈 녹은 물이 남쪽 벽에 스며들다
  13. 고향에 돌아와 앉을 자리
  14. 자에서 놓친 한 눈금
  15. 문 아래의 그 손
  16. 어머니가 아들을 대신해 한 말
  17. 찻집에 쌓인 문 재목
  18. 수레가 지나갈 수 없는 지름길
  19. 누구네 뒤뜰
  20. 한 짐의 물건 두 가닥 밧줄
  21. 다슈가 솥을 들고 가 버렸다
  22. 아무도 앉지 않은 그 걸상
  23. 누가 옛집을 내주겠다고 했나
  24. 새 문을 빗속에 내놓다
  25. 아직 비워 주지 않은 방
  26. 목공방에 남겨진 빗
  27. 팻말에는 누구의 이름도 없다
  28. 따뜻한 방은 약이 아니다
  29. 단오 전의 그 약속
  30. 팔지 않은 바느질 바구니
  31. 차막에 제 나름의 나날이 생겼다
  32. 산속의 그 목재 거래
  33. 누구의 손에서 받아야 할 짐인가
  34. 미리 식혀 둘 필요 없는 한 솥의 밥
  35.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문을 고치다
  36. 해는 어디까지 기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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