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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손에 든 한 권

고풍 세태 장편소설

누구네 뒤뜰

쿠우지 · AI 창작 · 4150 자 · 약 11 분

이월 초아흐레, 아쑤이는 마당에서 잣 한 알을 주웠다. 잣은 쉬선이 풀잎을 새겼던 견본 판 뒷면에 숨어 있었다. 냄새를 맡은 황더우가 코끝으로 아쑤이의 손을 밀었다. 아쑤이는 여물지 않은 작은 속알을 까서 자기가 먹고 껍데기는 손바닥에 남겨 두었다. 아들은 돌아온 지 이틀이 되었는데도 옷에 대숲의 진흙을 묻히고 있었다. 목재는 괜찮으냐고 물으면 좋다고 했다. 유독 그 견본 판만 그가 문득 뒤집어 놓았다.

두인의 동쪽 방에서는 아침부터 가위 소리가 났다. 문가에 새 천 세 필이 세워져 있었다. 하나는 남빛, 하나는 연근빛, 셋째는 회백색이었는데 가장 단단히 싸여 있었다. 두인은 오후에 동쪽 장터에서 열리는 포목 모임에 맞춰 속적삼 견본 열 벌을 루 부인에게 보여 주려 했다. 열 벌이라는 말에 아쑤이는 속으로 먼저 두인 몫의 돈을 셈해 보았다. 그러고는 자기 돈 이백삼십 문이 떠올라 바느질 바구니를 창가로 옮겨 놓고 누군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두인은 그녀에게 부탁한 적이 없었다. 아쑤이는 문을 밀고 먼저 팡구이냥에게 한낮에 마당이 비는 동안 앞치마 여섯 장을 널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구이냥의 조카 팡샤오는 문턱에 앉아 콩을 세다가 자기도 자리를 옮겨야 할까 봐 바닥의 콩을 얼른 치맛자락에 주워 담았다. 아쑤이는 평생 남의 빨래를 빨고 풀을 먹여 왔는데 앞치마 여섯 장이 뭐 어렵겠느냐고 했다. 두인이 견본 옷에 곁들일 깨끗한 앞치마라 물에 한 번 헹궈 펴 놓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려던 참에, 아쑤이는 벌써 큰 나무 대야를 우물가로 끌어다 놓았다.

나무 대야는 마당에서 함께 쓰는 것이었다. 밑바닥에 금이 가 평소에는 거친 천을 헹굴 때만 썼다. 아쑤이는 깨진 기왓장으로 틈을 막고 뜨거운 물을 반 통 부었다. 물은 여전히 틈 가장자리로 가느다랗게 새었다. 그녀는 얼마 안 되는 온기마저 새는 게 아까워 물을 더 부었다. 두인이 천을 안고 나왔을 때는 벌써 바닥이 널찍하게 젖어 있었다. 물에 떠 있는 그녀의 앞치마들은 누군가 붙잡아 놓은 흰 물고기 여섯 마리 같았다.

“모잉이 오후에 와서 가져갈 거예요.” 두인은 회백색 천을 방 안에 도로 들여놓았다. “그 사람이 물에 한 번 헹궈 주기로 했고, 품삯도 줬어요.” 아쑤이는 웃으며 모잉은 늘 바쁘니 자기가 하는 김에 해 두면 모잉도 한 집 일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두인은 쪼그려 앉아 물을 만져 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이것들은 문질러서도, 비틀어 짜서도 안 돼요. 우선 그대로 두세요. 제가 펼쳐 걸 받침을 가져올게요.”

아쑤이는 그 말이 자기 손이 늙었다는 말을 대놓고 하기 어려워서 나온 것이라고 여겼다. 그중 한 장을 들어 햇빛에 비추며 더러운 곳을 찾았다. 앞치마는 고운 천으로 만들었고 허리끈 끝에는 수놓은 잎 두 장이 달려 있었다. 바늘땀이 잘 보이지 않아 가까이 들여다보고서야 거기에는 얼룩이 없음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뜨거운 물도 이미 끓였고 물건도 대야에 담겨 있는데 두어 번 비비지도 않으면 장작만 헛되이 쓴 셈 아닌가.

정오 전에 쉬선이 돌아왔다. 수레 수리점에 일거리를 물으러 갔는데, 책임자는 처음에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전에 어느 가게에서 일했느냐고 물었다. 쉬선이 답하자 주인이 돌아오면 다시 의논하자고 했다. 쉬선은 그 말투를 알았다. 마당에 들어서니 어머니가 등을 굽힌 채 앞치마를 비틀어 짜고 있었다. 지난 며칠 동안 일자리를 찾아다닌 제 모습이 떠올라 문득 마음이 몹시 언짢았다.

“우리 집에 어머니가 이만큼 일해 주셔야 할 만큼 부족한 게 있어요?” 그가 물었다. 아쑤이의 손에서 천이 멈췄다. 물이 팔꿈치를 타고 소매 안으로 흘렀다. “부족한 거 없어. 한가해서 남의 일에 손 좀 보태는 거야.” 아쑤이는 허리를 폈다. 하지만 허리께가 어딘가 당겨 몸이 비틀거렸고, 쉬선이 얼른 대야 가장자리를 붙들었다. 어머니는 그의 손을 밀어내고는 남이 물건을 말리는 데 걸리적거리지 않게 문가의 나무부터 안으로 들여놓으라고 했다.

그것들은 견본을 만드는 데 쓰는 짧은 판자였다. 찻집 차양에 둔 긴 목재와는 다른 것이었다. 쉬선은 오후에 목공방에 가져가 짜 맞추면 서랍이 될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렇게 말하니 뜰의 모든 사람이 제 나무를 탓하는 듯했다. 그는 판자를 한 장씩 옮기면서 문틀에 부딪쳐 소리를 냈다. 두인이 방에서 나와 한마디만 했다. “회백색 천 필은 건드리지 마세요.” 쉬선은 이제 이 뜰에 서 있기만 해도 걸리적거리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바로 그때 대야 밑의 기왓조각이 미끄러져 빠졌다. 뜨거운 물이 아궁이 재와 뒤섞여 쏟아져 나와 동쪽 방 문턱까지 흘렀다. 두인은 먼저 문가의 천을 받쳐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때 발뒤꿈치가 견본 판자를 밟았고, 회백색 천의 겉보가 젖은 문틀에 스치면서 검은 자국 하나가 가로로 났다. 두인은 한참 내려다보다가 품에 든 것을 탁자 위에 놓고 돌아와 빗자루를 들었다.

아무도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팡샤오가 콩 담은 사발을 안고 울었다. 물에 튀어 들어간 콩을 주워도 또 떨어뜨렸다. 아쑤이가 허리를 굽혀 도와주려는데 무릎 아래가 갑자기 시큰해 쪼그려 앉을 수도 없었다. 쉬선이 물 새는 대야를 들어 올렸다. 물은 아직도 샜다. 어머니가 손댄 앞치마 여섯 장의 허리끈은 가는 밧줄처럼 꼬였고 수놓은 잎사귀들은 눌려 온통 쭈글쭈글했다.

모잉이 왔을 때 뜰은 작은 홍수가 한바탕 휩쓸고 간 듯했다. 그녀는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 묻지 않았다. 앞치마를 한 장씩 펴고 매끈한 대나무 장대를 젖은 천에 꿰어 팡샤오에게 반대쪽을 잡아 달라고 했다. 아이는 울던 것도 잊고 콩이 든 사발을 두 무릎 사이에 끼운 채 아주 진지하게 장대를 들어 올렸다. 모잉은 일을 하면서 물건을 고르러 나선 어린 주인 같다고 아이를 놀렸다.

아쑤이는 우물 난간을 짚고 서 있었다. 한쪽 소매가 흠뻑 젖었다. 예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옷을 빨았어도 좋은 천을 망친 적은 없었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말이 입가에 이르렀을 때 모잉이 두인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장에 갈 수 있겠어?” 두인은 하늘빛을 보고 이제 늦었다고 했다. 루 부인은 오시가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다시 성에 들어오는 것은 닷새 뒤였다.

검은 자국은 겉에 싼 천에만 있었고 안쪽 천은 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치마 허리끈을 다시 매만져야 했고, 회백색 천은 새로 싸야 했으며, 견본 옷은 마지막 단추 고리가 남아 있었다. 모잉은 오후 내내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원래 다른 집의 이부자리를 빨아 주기로 되어 있었다. 두인은 모잉을 붙잡지 않았다. 처음 약속한 대로 여섯 문을 주고 아직 다 펴지 못한 앞치마 두 장을 돌려받았다.

쉬선은 옆에 서서 옷깃 안으로 손을 넣어 돈을 만졌다가 도로 뺐다. 얼마를 줘야 돈으로 상대의 화를 풀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두인이 놓친 포목 장터는 몇 문을 낸다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었다. 두인은 그의 곁을 지나며 손을 한번 보고 말했다. “밖에 있는 빨랫대 다시 단단히 박아 줘요. 문에 기대지 말고 벽에 박아요.”

이 일은 그가 할 줄 알았다. 벽 틈을 재고 나무 마개 두 개를 깎아 짧은 드릴로 구멍을 냈다. 첫 구멍이 부서진 벽돌에 걸리자 멈추고 한 치를 옮겼다. 헐거운 구멍을 안에 그대로 남겨 두지 않았다. 아쑤이는 그가 막대를 거듭 시험하는 모습을 보며, 앞치마를 비틀 때 물을 남김없이 짜내는 데만 마음을 쏟았던 자신을 떠올렸다. 문득 어느 쪽이 일을 깔끔하게 해내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팡샤오는 나중에 물에 불린 콩을 작은 그릇에 따로 담고 아직 싹이 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구이냥은 해볼 수는 있지만 우선 쌀 창고 문 앞에 전부 쏟지는 말라고 했다. 아이는 일곱 알을 골라 깨진 기와 위에 놓고 한 알마다 손가락 한 마디 너비씩 띄웠다. 아쑤이는 그것을 보며 시골의 자기 채소밭을 떠올려 참지 못하고 씨앗은 그렇게 놓는 게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내민 손은 중간에 멎었다. 아이는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고 기와를 햇빛 쪽으로 옮겼다.

쉬선이 장대를 다 박자 두인은 힘주어 두어 번 당겨 보았다. 좋다고 한마디 하고는 천을 가지러 갔다. 쉬선은 두인이 더 할 말이 있는 줄 알고 사다리 옆에서 기다렸다. 두인이 걸상에 올라 마지막 앞치마를 널고 나서야 그 좋다는 말이 빨랫대만을 두고 한 말인 줄 알았다. 마당의 바람이 흰 앞치마 여섯 장에 가득 들어 모두 한꺼번에 부풀었다. 여섯 사람이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서 있는 것 같았다. 쉬선은 걸상을 단단히 붙들어 주었다. 두인은 내려서며 고맙다고 했고, 그를 더 붙잡지는 않았다.

저녁이 되자 두인의 방은 젖은 흰 천으로 가득해 견본 옷을 더 펼칠 수 없었다. 그녀는 바느질감을 안고 팡구이냥의 쌀가게 앞에 앉아 그곳에 남은 마지막 빛을 빌렸다. 쌀가루가 눈썹에 내려앉았다. 손등으로 쓱 닦고는 다시 단추 고리를 조여 마무리했다. 남쪽 방에 앉아 있던 아쑤이는 동쪽 방의 창이 어두운 것을 보았다. 앞쪽에서 주판알 소리가 평소보다 오래 이어졌다.

쉬선은 미지근한 물을 대야에 받아 와 어머니에게 소매가 젖은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두인이 자기가 꿰맨 앞치마가 성기다고 여겨 차라리 모잉에게 따로 맡긴 것이냐고 물었다. 쉬선은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또 도시 사람들은 옷 한 벌 빠는 데도 일을 여러 부류의 사람에게 나눠야 하느냐고 물었다. 쉬선은 어머니 말에 맞장구쳐 번거롭다고 하려다가 저우퉁의 굽혀지지 않는 두 손가락이 눈앞에 떠올랐다.

쉬선은 구리 대야를 안쪽으로 조금 밀며 말했다. “애초에 그 사람이 우리한테 빨아 달라고 한 적 없어요.” 아쑤이의 얼굴에서 열기가 순식간에 가셨다. 아들에게 등을 돌리고 옷을 갈아입다가 단추를 세 번이나 채우려 해도 되지 않자 끝내 그 옷을 침상 발치에 던졌다. 황더우는 밖에 나가는 줄 알고 버둥거리며 일어났다. 꼬리가 바느질 바구니를 쓸고 지나가 실타래 몇 뭉치가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다음 날 아쑤이의 무릎이 조금 더 부었다. 치 의원이 만져 보더니 여전히 묵은 병에 찬 기운이 든 것이라며 따뜻하게 하고 오래 쪼그려 앉지 말라고 했다. 약 한 제를 먹으면 산길을 걸을 수 있다고 장담하지는 않았다. 쉬선은 어머니 대신 두인에게 하루 쉬겠다고 말하러 가려다가, 문가에 이르러서야 어머니가 애초에 두씨 집에서 맡은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사흘째 되던 날, 두인은 견본 옷을 다시 개켜 직접 루씨 집에 다녀왔다. 원래 맡기로 한 열 벌 가운데 네 벌만 받아 왔다. 루씨 부인이 이미 다른 자수공에게 여섯 벌을 맡겼고, 다시 거둬들이려 하지 않았다. 두인은 저녁에 일부러 달걀 하나를 넣은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방에 앉아 천천히 다 먹었다. 남쪽 방에 나눠 주지도, 쉬선을 불러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다.

아쑤이는 그 그릇과 젓가락 소리를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좋은 기회를 놓친 사람이라면 으레 자기보다 더 속상해할 줄 알았다. 그런데 두인은 여느 때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고 여느 때처럼 밖으로 나갔다. 아쑤이의 그 열성이 두인에게 도움이 되지도, 두인의 발목을 잡지도 못한 셈이었다. 아쑤이는 목둘레가 해진 낡은 적삼을 꺼내 가장 굵은 실로 기웠다. 잘 보이지 않는 가는 바늘을 향해 더는 손을 뻗지 않았다.

쉬선은 짧은 목재를 모조리 침대 밑으로 옮겼다. 침대 발치에는 좁은 통로 하나만 남았다. 밤에 몸을 뒤척이다 들뜬 나무 모서리에 발이 닿아 몹시 아팠다. 그는 등불을 켜고 깎아 내는 대신 먼저 견본판 뒤의 빈 곳을 더듬었다. 어머니가 주워 온 잣은 이미 다 없어졌고, 남은 껍데기가 이불 밑에 떨어져 아무리 털어도 다 털리지 않았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유장경의 《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집에 묵다》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눈 오는 밤, 문을 열어 두다》를 바탕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인물과 현성, 경로와 줄거리는 모두 당나라 풍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허구이며, 원시의 번역이나 시인의 전기가 아니다.

이 책의 목차 · 36 장
  1. 그 남향 방
  2. 눈이 문턱까지
  3. 세 번째 그릇
  4. 문짝이 쓰러지기 전에
  5. 갈림길의 검은 글씨
  6. 오후의 성문
  7. 마당에서 빌려 온 불
  8. 같은 값을 치른 문 한 짝
  9. 한낮에 두드리지 않은 문
  10. 돌아간 표지판
  11. 바느질 바구니 곁의 두 손
  12. 눈 녹은 물이 남쪽 벽에 스며들다
  13. 고향에 돌아와 앉을 자리
  14. 자에서 놓친 한 눈금
  15. 문 아래의 그 손
  16. 어머니가 아들을 대신해 한 말
  17. 찻집에 쌓인 문 재목
  18. 수레가 지나갈 수 없는 지름길
  19. 누구네 뒤뜰
  20. 한 짐의 물건 두 가닥 밧줄
  21. 다슈가 솥을 들고 가 버렸다
  22. 아무도 앉지 않은 그 걸상
  23. 누가 옛집을 내주겠다고 했나
  24. 새 문을 빗속에 내놓다
  25. 아직 비워 주지 않은 방
  26. 목공방에 남겨진 빗
  27. 팻말에는 누구의 이름도 없다
  28. 따뜻한 방은 약이 아니다
  29. 단오 전의 그 약속
  30. 팔지 않은 바느질 바구니
  31. 차막에 제 나름의 나날이 생겼다
  32. 산속의 그 목재 거래
  33. 누구의 손에서 받아야 할 짐인가
  34. 미리 식혀 둘 필요 없는 한 솥의 밥
  35.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문을 고치다
  36. 해는 어디까지 기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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