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 세태 장편소설
미리 식혀 둘 필요 없는 한 솥의 밥
쿠우지 · AI 창작 · 4357 자 · 약 11 분
사월 십사일, 아쑤이는 밥을 짓다가 거리에서 잠두를 파는 소리를 들었다. 콩깍지가 대나무 체에 닿아 통통 울렸다. 그녀는 창 너머로 값을 물어 한 줌 샀다. 까 보니 어린 콩알이 흰 껍질에 싸여 있었다. 손끝으로 살짝 누르기만 해도 푸른 속살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두었다가 함께 먹으려 했다. 오후에 솥에서 콩 냄새가 나자 배부터 한 번 꼬르륵 울었다.
쉬선은 아침에 동쪽 거리의 어느 집에 창을 고치러 가고, 오후에는 런씨네에 새로 들어온 짧은 목재를 보러 갈 수도 있어 몇 시에 돌아올지 모른다고 했다. 아쑤이는 그 말을 들을 때는 얼른 알았다고 했으나 막상 그릇을 내놓을 때는 여느 때처럼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창 아래의 파란 소매는 이미 한 번 빨았다. 오른쪽이 살짝 줄어들어 처음 꿰맸을 때보다 오히려 조금 더 가지런했다. 그녀는 소매를 바라보다 젓가락을 들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팡샤오는 문가에 쪼그리고 앉아 먹을 콩이 있느냐고 물었다. 아쑤이는 뜨거울까 봐 작은 접시에 콩 세 알을 담아 주었다. 아이는 볼이 불룩하도록 바람을 불어 식히고 한 알을 먹더니, 구이냥이 이걸 가장 좋아하니 나머지 두 알은 가져가겠다고 했다. 아쑤이는 다섯 알로 늘려 주고 소매에 넣지 말고 접시째 들고 가라고 했다. 팡샤오는 접시를 들고 뛰다가 뜰 한가운데서 뒷걸음질로 돌아와, 린 할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었다고 했다.
아쑤이는 웃으며 아이에게 대답했다. 아이가 가자 방은 조용해졌지만 콩 냄새는 한층 짙어졌다. 아쑤이는 제 몫을 한 그릇 담아 맛보았다. 거의 씹을 필요가 없을 만큼 부드러웠다. 잠깐 더 기다리려는데 손은 벌써 저절로 두 번째 콩을 집고 있었다. 반 그릇쯤 먹었을 때 밖에서 발소리가 나 고개를 들었다. 딸에게 가위 하나를 빌리러 지나가던 두지일 뿐이었다.
두지는 문가에서 콩 냄새가 좋다고 했다. 그녀가 밥은 먹었느냐고 묻자 먹었다고 했지만 배에서 소리가 났다. 둘 다 듣고 그가 먼저 웃으며 반 그릇 얻어먹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아쑤이는 따로 떠서 문 가까운 작은 걸상에 앉혔다. 노인은 술도가의 새 수레 바퀴를 잘못 칠해 양쪽이 서로 다른 신발을 신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쑤이는 콩을 집다 웃음이 터져 하마터면 사레들릴 뻔했다.
두인이 동쪽 방에서 나오다가 아버지가 그릇을 든 것을 보고, 또 남의 집에 와서 밥을 얻어먹느냐고 짐짓 물었다. 아버지는 빈 그릇을 흔들며 딸이 집에서 밥을 해 줄 마음만 있으면 린 아주머니에게 부탁할 일도 없다고 했다. 두인이 그릇을 받아 씻으러 갔다. 두 사람이 가위를 어디에 뒀는지 작은 소리로 실랑이하는 걸 보니, 아쑤이는 문득 자신이 먼저 먹은 그 한 그릇이 아들을 집 밖으로 밀어낸 것도, 따로 갚아야 할 빚을 만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남은 밥을 솥에 두고 뚜껑을 덮었다. 아궁이의 숯불은 이미 어두워졌고, 더 넣지 않았다. 저녁이 되어도 쉬선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밥을 세 번째로 데우는 대신 자기 그릇을 깨끗이 씻고 창가에 앉아 손바닥 보호대의 가장자리를 마저 마무리했다. 황더우는 밥을 먹고 네 발을 쭉 뻗은 채 잠들었다. 팡샤오는 울타리 밖에서 제 고양이 귀가 이제 자랐다고 말해 주었다. 개는 본체만체했지만 아이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끝까지 했다.
그날 쉬선이 고친 창문은 동쪽 뜰의 석류나무에 바짝 붙어 있었다. 안주인은 창문을 열면 가지를 쓸고 지나가는 게 싫다며 처음에는 안쪽으로, 다음에는 바깥쪽으로, 마지막에는 역시 안쪽으로 열리는 게 낫겠다고 했다. 그는 나무 모서리 한쪽을 깎고 두 번이나 손을 보다가 짜증이 났다. 집의 어린 딸은 바로 옆에서 꽃봉오리를 줍고 있었다. 하나 주울 때마다 이제 창문을 열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이가 놀랄까 봐 화를 내지 않고, 발치에서 마지막 꽃봉오리를 주워 낮은 담 위에 올려 주었다.
연장을 거두려는데 집주인 남자가 침상 다리도 봐 달라고 했다. 다리가 부러진 건 아니고 바닥이 고르지 않아 단단한 나무 조각 하나를 받치면 안정될 터였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하필 침상 뒤가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물건을 옮기고 쓸어 낸 뒤 다시 맞춰 보니 손보는 일보다 시간이 더 들었다. 주인이 이 정도면 별도의 일로 치기는 어렵다고 할 때는 이미 소매가 온통 먼지투성이였다. 따지고 싶어도 나무 조각 하나까지 값을 매기는 사람으로 보일까 두려웠다. 결국 반나절 품삯을 받았다. 얼굴은 손에 든 나무처럼 굳었다.
문을 나서는데 어린 딸이 쫓아와 가장 붉은 꽃봉오리 하나를 건넸다. 처음에는 받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걸 보고 주머니에 넣었다. 돌아가는 내내 그는 자신이 우스웠다. 누가 꽃 한 송이를 주었을 뿐인데 반나절 고생이 정말 사라지기라도 한 듯했다. 그러나 집에 와서는 끝내 가슴속의 화를 고스란히 차갑게 식은 솥 앞으로 가져왔다.
쉬선은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야 돌아왔다. 창을 고치는 집에서 치수를 바꾸고, 내친김에 침대 다리도 봐 달라고 했다. 하루 종일 일하는 동안 세 번이나 흠을 잡혔고, 처음 정한 품삯도 결국 반나절 치만 받았다. 온 식구가 느릿느릿 의논하는 것을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아 돈을 받자마자 나왔다. 속에 따뜻한 것 한 모금도 들어가지 않아 문턱을 넘을 때 낯빛이 어두웠다.
방 안에는 등잔이 켜져 있었으나 어머니의 상에는 그릇이 놓여 있지 않았다. 쉬선이 뭘 먹느냐고 묻자 아쑤이는 콩밥이 솥에 있으니 물을 조금 넣어 데우면 된다고 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밥 윗부분은 이미 식었고 콩 껍질에는 희끗한 잔주름이 잡혀 있었다. 어쩐 일인지 마음속에 미처 풀지 못한 화가 그 순간 쏟아질 자리를 찾았다.
“돌아와서 먹는다고 했잖아요?” 그가 물었다.
아쑤이의 바늘이 천 가장자리에서 멎었다. 점심을 먹고 두지에게도 반 사발 남겨 준 일이 떠오르자, 문득 남에게 못 할 짓이라도 한 듯 신을 벗고 침상에서 내려오려 했다. 어머니가 침상 가장자리를 짚고 무릎을 느리게 옮기는 것을 보니 쉬선은 속이 더 탔다. 손을 내밀어 막으며 자기가 하겠다고 했으나, 말은 또 한 번 나무라는 것처럼 딱딱하게 나왔다.
그는 솥을 아궁이 위에 올렸다. 밑에 재가 가득 찬 줄 모르고 불을 붙였더니 불꽃이 일자마자 눌려 버렸다. 묵은 나무 조각을 너무 많이 밀어 넣어 연기가 도로 올라왔다. 그는 얼굴을 한 번 훔치고 허리를 굽혀 기침했다. 뒤에서 아쑤이가 재부터 긁어내라고 했는데도 그는 성급히 나무를 더 넣었다. 세 번째 조각을 넣고서야 스스로 멈춰 불집게로 숯을 집어내고 쪼그리고 앉아 아궁이 밑을 깨끗이 비웠다.
기침 소리를 들은 두인은 마당으로 나와 물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는 곧바로 됐다고 했다가 말투가 좋지 않았다는 생각에, 솥에 밥이 남았으니 자기가 데우면 된다고 덧붙였다. 두인은 어머니가 여전히 서 있는 것을 보고 함께 침대 가로 돌아가 앉았다. 손바닥 보호대의 마지막 매듭을 지어 주고, 아궁이 앞으로 다가가 밥 데우는 일을 넘겨받지는 않았다.
밥은 마침내 데워졌지만 솥 밑바닥 한쪽이 조금 탔다. 쉬선이 먼저 맛을 보니 탄내가 몹시 심해 슬쩍 버리려 했다. 문발 너머에서 어머니가 황더우 그릇에는 담지 말라고 했다. 이가 좋지 않아 딱딱한 건 못 씹는다고 했다. 그는 작은 주걱으로 탄 부분을 떼어 놓고 위의 부드러운 밥을 떠서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천천히 먹었다.
방 안에서는 아무도 그에게 왜 늦었냐고 다시 묻지 않았다. 밥을 반쯤 먹다가 그가 먼저 그 집의 침상 다리 이야기를 했다. 상대가 인색하다는 말도 묻어 나왔다. 어머니는 듣자마자 그 사람을 욕하지 않고, 처음부터 침상도 고쳐 달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했다. 나중에 부탁하길래 손 가는 김에 해 준 것이라고 했다. 말을 하다 보니 손에 든 젓가락이 느려졌다. 요 며칠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손 가는 김에 해 주겠다는 약속을 내놓곤 했음을 제 말에서 들었다.
아쑤이는 말린 무 한 접시를 그의 앞으로 옮겨 놓았다. 자신은 오후에 먹었고 두씨네 노인도 반 그릇 맛보았으며, 남은 것은 계속 데워 두지 않고 그가 돌아오면 다시 데우려 했다고 했다. 그는 아, 하고 대답했다. 어머니가 다른 사람에게 먼저 떠 주었다는 생각에 잠깐 마음이 시큰했다. 이내 자신도 조금 전 길가에서 천성과 찐빵을 나눠 먹으며 집에 아직 굶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는 묻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는 밥을 다 먹고 솥 바닥의 딱딱한 밥을 물에 불려 두었다. 그릇까지 깨끗이 씻고서야 앉았다. 아들이 앉는 것을 본 어머니는 바느질 바구니를 옆으로 옮겨 자리를 내주었다. 그는 자기가 늦게 오면 앞으로는 늘 기다리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 아쑤이는 등잔 심지를 보다가 한참 만에, 배고프면 먼저 먹고 배고프지 않으면 조금 기다리겠지만, 자신도 어느 날 그 말을 그대로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쉬선은 고개를 숙여 한 번 웃고는 오늘 밥은 정말 맛없다고 했다. 어머니도 웃으며 콩이 솥에서 막 나왔을 때는 아주 맛있었다고 했다. 그가 짐짓 눈을 흘기자 아쑤이는 더 크게 웃었다. 웃고 나서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에 덜 씻긴 아궁이 재를 닦아 주었다. 거친 손가락 끝이 뺨에 닿아 조금 따가웠지만,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어머니가 닦도록 가만히 있었다.
솥을 씻다가 그는 가방에서 눌려 납작해진 석류 꽃봉오리를 꺼내 창턱에 놓았다. 아쑤이가 어디서 났느냐고 묻자 창을 고쳐 준 집 아이에게 받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잠깐 들여다보고 그 집 어른들을 더 욕하지 않았다. 이 빠진 작은 잔을 가져와 물을 조금 붓고 꽃봉오리를 넣었다. 이제 꽃이 필 리 없는데도 등불 아래에서 여린 붉은빛이 비쳤다. 어머니는 내일 일어나 꽃잎이 펴질 수 있을지 다시 보자고 했고, 아들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튿날 쉬선은 일부러 오전에 한 번 들러 방금 사 온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탁자에 놓았다. 오늘은 좀 늦게 돌아올 테니 밥을 남겨 두지 말라며 자기는 길에서 사 먹겠다고 했다. 파를 씻던 아쑤이는 국수 냄새를 맡고 사양하지 않았다. 쉬선은 어머니가 앉는 것을 보고서야 나갔다. 뜰에 이르러 다시 돌아와 자기가 태운 밥을 들고 갔다. 어젯밤 불려 두어 부드러워졌으니 채소를 조금 섞어 자기가 먹으면 되었다. 맛없는 것을 늘 어머니에게 남겨 대신 치우게 할 수는 없었다.
저녁 무렵 그는 정말로 거리에서 밥을 먹고서야 돌아왔다. 문 앞의 빵 장수는 그가 혼자 앉아 있다고 더 묻지 않았다. 그는 평소보다 빨리 먹었다. 다 먹고 강을 따라 잠깐 걷고 나서야 동쪽 방으로 가 작은 함을 싸 두었던 천 한 조각을 두인에게 돌려주었다. 그녀가 오늘 저녁은 누가 지었느냐고 묻자, 그는 직접 한 번 지어 보았는데 솥바닥 빛깔이 났다고 했다. 두인은 웃다가 손에 든 실이 단추에 감겨 그에게 좀 풀어 달라고 했다.
아쑤이는 남쪽 창가에 앉아 젊은이들이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조금 서운했지만 상에 남은 국수 국물은 그대로 버렸다. 뚜껑을 덮어 두고 다른 누군가 와서 냄새가 좋다고 해 주기를 기다리지는 않았다. 내일 불릴 콩도 작은 사발로 하나만 꺼냈다. 쉬선이 있으면 반찬이 한 가지 늘고, 없어도 혼자 사흘째까지 먹을 양은 아니었다.
그날 밤에는 나방 한 마리가 등불 주위를 맴돌았다. 아쑤이가 부들부채로 밖에 내보내려 하자 나방은 기어이 밝은 쪽으로 달려들더니 끝내 그녀의 새 파란 소매에 내려앉았다. 회누런 날개를 한 번 폈다 오므렸다. 그녀는 팔을 든 채 잠시 기다리다 팔이 저려 와 천천히 소맷부리를 창가에 내려놓았다. 마침내 나방이 밖으로 날아갔다. 그녀는 어깨를 주무르며 작은 벌레 하나도 붙들어 두지 못한다고 자신을 두고 웃었다. 황더우가 콧김을 푸 내뿜었다. 붙들지 못하면 그냥 보내라고 대신 대꾸하는 듯했다.
날이 어두워진 뒤 쉬선이 돌아와 문틀을 가볍게 한 번 두드리자, 안에서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는 들어와 물을 들고는 등불이 아직 밝으냐고 물었다. 아쑤이는 이만하면 된다고 했다. 창밖에는 회화나무 잎이 어느새 무성했다. 골목 가까이서 멀리서 들리는 말소리가 잎에 한 번 걸러진 듯 한 차례씩 방 안으로 내려앉았다. 다른 한 사람이 집에 돌아오는 소리를 들으려고 제 밥부터 식혀 둘 필요는 이제 아무에게도 없었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유장경의 《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집에 묵다》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눈 오는 밤, 문을 열어 두다》를 바탕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인물과 현성, 경로와 줄거리는 모두 당나라 풍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허구이며, 원시의 번역이나 시인의 전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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