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 세태 장편소설
차막에 제 나름의 나날이 생겼다
쿠우지 · AI 창작 · 4261 자 · 약 11 분
사월 초이틀, 류란은 차막 문밖의 낡은 자리를 태웠다. 물에 젖었던 데다 톱밥까지 끼어 며칠을 말려도 곰팡내가 났다. 류란은 자리를 빈터로 들고 가 둘레에 물을 뿌리고 나서야 불을 붙였다. 불길은 세지 않았으나 연기는 짙었다. 저우차오네 아이가 멀리서 보고 차막에 또 불이 났다고 소리쳤다. 류란은 할 줄 아는 말이 ‘또’밖에 없느냐고 나무라며, 채소 줄기를 한 줌 집어 아이 입에 물리고 똑바로 보고 말하라고 했다.
바깥 차양 아래는 이미 비워져 있었다. 쉬선은 새 문에 쓰고 남은 판자로 낮은 작업대를 만들었다. 밑의 각목은 마른 자리로 옮겨 고정했다. 이제 비 오던 밤처럼 임시로 밑을 괴는 데 쓰이지 않았다. 옆에는 낡은 걸상 두 개를 보탰다. 하나는 다리가 반 치 짧아 그가 다른 쪽 끝을 깎아 높이를 맞췄다. 류란은 써 보고 나서 갈라진 귀퉁이를 벽으로 돌리고 평평한 쪽이 손님을 향하게 놓았다. 목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찻집 한가운데를 내줄 생각은 없었다.
안쪽 아궁이는 삼월 스무나흘에 미장이를 불러 고쳤다. 아궁이 가장자리를 넓히고 연기가 나갈 길을 따로 냈으며 새로 바른 진흙도 충분히 말렸다. 수십 년 동안 아궁이를 만든 사람이라 다슈의 솥 지름을 한 번 보고는 그 위에 나무 받침을 괴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류란은 차를 팔아 번 돈을 묵혀 둔 제 돈에 보태 품삯을 치렀다. 집에 있는 깨진 독 하나는 당분간 바꾸지 않기로 했다. 쉬선이 편하게 손을 빌릴 만한 사람을 다시 찾아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다슈는 솥을 시험하러 와서 아궁이를 먼저 칭찬하지 않았다. 물을 반 바가지 떠 넣고 물이 흔들리는지 소리를 들어 보았다. 솥을 내려놓으니 사방 어디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슈는 새 장작 두 토막을 더 가져다가 연기가 뒤로 빠지는지 시험했다. 문가에 선 류란은 처음에는 미장이가 일을 아주 야무지게 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나중에는 창만 밀어 열고 다슈가 하나씩 직접 시험하도록 두었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어도 두 사람 사이의 묵은 앙금은 다 가시지 않았다. 다슈는 솥받침을 들어 올리며 여전히 이월 열이렛날 아침을 기억했다. 채소전에는 톱밥이 묻었고, 단골은 노점 앞에서 발길을 돌려 다른 사람의 떡을 샀다. 류란은 그 솥을 보며 자신도 손해 본 게 있다고 말하려다가, 돌아서서 찬물 두 그릇을 가져와 다슈에게 먼저 마시게 했다.
두 사람은 예전처럼 온종일 함께 장사하지는 않았다. 다슈는 성 남쪽의 작은 좌판을 놓을 수 없어 닷새에 한 번만 오기로 했다. 아침에는 국수를 팔고 미시 전에 떠나되, 집에 일이 있으면 전날 소식을 전하기로 했다. 류란은 혼자 차를 팔고 오후에는 차게 먹어도 되는 음식 두 가지만 마련했으며 찻집 문도 좀 일찍 닫았다. 밤길을 재촉하던 사람이 문 앞에 이르면 바람을 잠시 피할 수는 있어도 따뜻한 밥까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오래 알고 지냈다는 말로 아궁이 불을 못 끄게 할 수는 이제 없었다.
첫날 다슈가 끓인 것은 죽순국이었다. 솥에 고기는 많지 않았고 파 잎은 곱게 썰었다. 국이 한소끔 끓자 죽순 향이 길 어귀까지 흘러갔다. 소달구지를 몰고 지나가던 사내가 냄새를 맡고 내려 앉자마자 고기가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었다. 다슈는 국자 바닥을 보여 주며 고기를 더 먹고 싶으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웃었다. 사내는 돈주머니를 만져 보고 한 그릇만 시켰다. 마지막에는 전병 반 장으로 남은 국물까지 말끔히 찍어 먹었다.
사내가 소를 단단히 매지 않아 소가 창가의 갓 바구니로 고개를 내밀어 냄새를 맡더니 겉에 있던 한 줌을 먹어 치웠다. 입가에는 잎사귀 한 장이 달려 있었다. 사내가 젓가락을 들어 쫓자 소는 고개를 숙여 줄을 밀어 젖혔고, 도리어 주인이 끌려가 비틀거렸다. 다슈는 한 손으로 솥을 지키며 다른 손으로 뒤쪽 나무를 가리켰다. 류란은 얼른 채소 바구니를 안으로 안고 들어오며 사람도 아직 배를 못 채웠는데 소가 먼저 공짜로 먹는 길을 알아냈다고 투덜댔다. 사내가 얼굴을 붉히며 두 문을 물어 주자 그녀는 돈을 받고 따로 억센 잎을 한 줌 집어 소에게 주며 다음에는 이것부터 골라 먹으라고 했다.
나중에 다슈는 자기가 먹으려고 남겨 둔 고기 한 점을 지졌다. 불이 세지 않아 가장자리가 살짝 노릇해졌다. 류란이 자기 몫은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자 다슈는 고기를 뒤집으며 바로 자기가 먹을 거라고 했다. 아침부터 그렇게 오래 바빴으니 먹고 싶은 것도 한입 먹어야 했다. 채소 잎에 싸서 한입 베어 무니 고소한 기름 냄새가 퍼졌다. 군침이 돈 류란도 작은 고기 한 점을 꺼내 팬에 올렸다. 두 사람은 아궁이 곁에 붙어 앉아 제 몫을 먹었고, 손님에게 내놓을 대표 음식으로 남겨 두지 않았다.
소달구지를 몰던 사내도 국을 말끔히 비웠다. 류란은 조금 마음이 놓였지만 벌써 장사가 잘된 셈 치고 싶지는 않았다. 오후에 둘이 팔린 그릇을 세어 보니 국은 세 그릇 반이 남았다. 다슈가 한 단지를 성으로 가져가고 남은 것은 류란이 먹기로 했다. 오늘 날씨가 좋다고 한 솥 더 끓여 손님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둘은 정리하다 길에서 수레 소리가 나면 여전히 마음이 움직였지만, 아궁이에는 잔열만 남겨 두었다. 이제 소리가 난다고 서둘러 장작부터 보태지는 않았다.
류팅은 오후에 쌀 한 자루를 가져왔고, 그 뒤를 딸이 따라왔다. 아이의 두 갈래 머리는 과연 한쪽이 굵고 한쪽이 가늘었는데, 가는 쪽은 하늘을 향해 뻗쳐 있었다. 다슈가 보고 웃으며 누가 묶어 주었느냐고 물었다. 류팅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아이가 이런 모양을 좋아한다고 했다. 딸은 곧바로 아빠가 빗어 줬는데 어찌나 잡아당겼는지 머리카락이 세 올이나 빠졌고 자기가 세어 보기까지 했다고 일러바쳤다.
류란이 손을 뻗어 머리를 풀어 주는데 아이는 솥이 보고 싶어 가만히 서 있지를 못했다. 류팅은 어머니의 기분이 좋은 틈을 타 내일 성안에 와서 아내 대신 두 끼만 차려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내는 기침이 나아서 마침 친정에 다니러 갈 참인데 집에 아이를 볼 사람이 없었다. 류란은 입으로 먼저 좋다고 답하고는 머리끈을 쥔 채 문득 손을 멈췄다. 내일 차를 사러 가야 하니 오후에야 갈 수 있고 밥은 네가 먼저 하라고 했다.
“내가 볶은 반찬은 짜대요.” 류팅이 말했다. 옆에서 다슈가 픽 웃으며 소금을 반 꼬집 덜 집으라고 했다. 아이는 아빠가 지은 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에 얼굴이 울상이 되었고, 류란은 하마터면 말을 바꿀 뻔했다. 류란은 땋은 머리 두 갈래를 다시 고르게 나누고 아이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겼다. 아빠가 밥을 잘 못하면 우선 떡을 먹으라며, 할미가 오후에 달콤한 걸 하나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아이는 할머니와 찻집에서 살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류란은 오늘 잠깐 앉아 있어도 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는 집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아궁이에서 잿불에 구운 작은 토란 하나를 꺼내 껍질을 벗기고 불어 식혀서 아이에게 반을 주고 나머지 반은 자기가 먹었다. 어머니도 먹는 것을 본 류팅이 이제 아이 입에 죄다 넣어 주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류란은 그를 흘겨보고는 문간의 쌀자루부터 마른 데로 옮기고 물길에 두지 말라고 했다.
아쑤이는 초사흘에 다슈에게 준다던 무 절임 반 단지를 들고 차양간에 갔다. 다슈는 그날 없었다. 류란은 두고 가면 이틀 뒤쯤 와서 가져갈 거라고 했다. 아쑤이는 단지를 안에 두었다. 아궁이 옆의 빈 바가지를 집어 들지도, 며칠 동안 대신 봐 주면 되겠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곧장 낮은 나무 받침대로 가서 문을 막지 않는 자리를 골라 앉고 새로 대패질한 가장자리를 손으로 쓸어 보았다.
류란은 그녀에게 차를 따라 주다 무심코 그 육백 문이 아깝지 않으냐고 물었다. 말이 나오자 둘 다 잠시 조용해졌다. 아쑤이가 먼저 웃으며 아깝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류란도 고개를 숙여 웃으며 자신도 이월 십칠일에는 가슴이 답답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누구의 답답함이 더 무거운지 따지지 않았다. 차는 따뜻했고, 누구도 서둘러 상대의 가슴을 풀어 줄 필요가 없었다.
아쑤이는 벽가의 작은 바구니를 보고 뭐가 들었느냐고 물었다. 류란은 비 온 뒤 따 온 버섯을 한 줌 꺼냈다. 애초에 조심스레 골라 땄지만 그래도 잘 아는 사람이 와서 봐 줄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서둘러 솥에 넣지 않았다. 아쑤이는 그중 하나를 가리키며 틀림없이 먹을 수 있다고 하다가 손을 거두었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예전에 자신도 잘못 알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류란은 버섯을 도로 바구니에 넣고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후에는 길을 가던 여자 손님 둘이 와서 탁자를 빌려 보따리를 다시 묶었다. 그중 한 사람이 수놓은 신을 낮은 작업대 옆에 널었다. 아쑤이는 한 자쯤 자리를 비켜 주고, 읍내 다리 위에서 재주넘는 나무 인형을 파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쑤이도 자기가 본 항아리 연극 이야기를 했다. 마른 콩이 쏟아지는 대목에 이르자 류란은 아궁이 앞에서 돌아보다가 찻주전자가 기울 만큼 웃었다.
두 여자 손님도 함께 웃었다. 그러고는 이야기가 다시 각자 가는 길로 돌아갔다. 아쑤이는 아들이나 아궁이 불과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를 류란과 이렇게 나눈 지 오래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류란이 공연장이 아직 있느냐고 묻자 아쑤이는 구친 말로는 이미 동쪽 시장 쪽으로 옮겼다고 했다. 며칠 뒤에 성에 들어오면 먼저 보러 가도 되고, 곧장 난화이 골목으로 자기를 찾아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
류란은 과연 사월 초닷새에 차를 사러 읍내에 와서 동시부터 들렀다. 그날 공연장에서는 다른 대목을 올렸다. 류란은 중간의 연애 이야기는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걸핏하면 모자를 잘못 집어 드는 익살꾼이 유난히 마음에 들었다. 공연을 다 보고 나서야 아쑤이에게 갔다. 아쑤이는 오래 기다렸다고 나무라지 않고 창 아래의 파를 보여 주었다. 잎이 조금 더 자랐고, 벌써 한 차례 잘라 국수도 끓여 먹었다고 했다.
아쑤이가 그 극에서 나중에 누가 모자를 잘못 썼느냐고 묻자, 류란은 현의 아전 역을 맡은 사람이 신랑 모자를 쓰고 가 버렸다고 했다. 아쑤이는 아전 모자가 어떻게 신랑 모자와 같을 수 있느냐며 믿지 않았다. 한참 옥신각신하다가 류란이 중간에 볶은 콩 한 봉지를 사러 갔으며, 돌아왔을 때 그 배우가 이미 다른 배역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류란이 먼저 웃었다. 아쑤이가 눈이 침침하면서 연애극까지 본다고 놀리자, 류란은 손끝으로 아쑤이의 파란 소매를 콕 찌르며 너야말로 어느 쪽 소매가 더 긴지나 아느냐고 했다. 문가에 쪼그려 앉아 한참 듣고 있던 팡샤오가 쉬 아저씨에게 나무 모자 두 개를 만들어 달라고 해도 되느냐고 묻자, 두 사람은 서둘러 한목소리로 안 된다고 했다.
쉬선은 저녁이 되기 전에 서둘러 돌아왔다. 류 아주머니 목소리를 듣고 문을 들어설 때 조금 머뭇거렸다. 류란은 그를 한 번 보고는 작업대 상판이 쓰기 좋다며, 나중에 나무 가시가 일어나면 또 와서 대패질해 달라고 했다. 쉬선은 그러겠다고 했다. 류란은 일어나 아쑤이의 파란 소매를 살펴보고는 오른쪽이 확실히 조금 넓다고 했다. 그 웃음에 쉬선의 입가도 풀렸다.
떠날 때 류란은 무값을 가져다주었다. 다슈가 전해 달라고 한 것으로 반 항아리에 여덟 문이었다. 아쑤이는 받아 들고 답례로 두 문을 도로 쥐여 주려다가, 반쯤 뻗은 손으로 대신 류란의 손목을 잡았다. 길가의 만두 파는 집에 새로 단 간판을 보라고 했다. 똑같은 몇 문을 서로 밀고 당기기보다, 마주 보고 우스운 일을 하나 말하는 것이 예전의 두 사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도 찻간이 한산할 때가 있었다. 비가 내리던 이틀 동안 류란은 아예 밖에 걸상을 내놓지 않고 안에 앉아 자기 봄옷 한 벌을 꿰맸다. 아쑤이만큼 참을성이 있지 않아 바늘땀은 삐뚤빼뚤했지만 입어 보니 넉넉하고 편했다. 산길에서 사람 소리가 들리면 고개를 들었고, 차를 찾는 사람이 있으면 일어나 끓였다. 아무도 멈추지 않으면 다시 바느질했다. 발소리가 들릴 때마다 이제 네가 일할 차례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었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유장경의 《눈을 만나 부용산 주인집에 묵다》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눈 오는 밤, 문을 열어 두다》를 바탕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인물과 현성, 경로와 줄거리는 모두 당나라 풍의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허구이며, 원시의 번역이나 시인의 전기가 아니다.
댓글 공간
댓글을 불러오는 중…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로그인하고 댓글에 참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