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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손에 든 한 권

고풍 손기술·세태 장편

한 사람의 길

쿠우지 · AI 창작 · 4151 자 · 약 11 분

사월 초이일은 날이 맑았다. 구칭은 약속대로 작은 나귀 수레 한 대를 불렀다. 수레 주인은 두 사람이 성 남쪽 장에 가는 줄 알았다. 가까운 교외의 루완까지 가는 것이 그저 잔교 한 구간을 시험 삼아 걸어 보기 위해서라는 말을 듣고는 잠깐 어리둥절했으나, 그대로 왕복 값을 불렀다. 선쑤는 자기의 연갈색 모자를 들고 문에서 천천히 나왔다. 구칭이 수레에 이불을 세 겹이나 까는 것을 보고 침상까지 옮겨 갈 셈이냐고 물었다.

구칭은 수레 바닥이 딱딱하다고 했다. 할머니가 손을 뻗어 몇 번 눌러 보더니 맨 위 한 겹을 걷어 냈다. “이걸 깔면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더 흔들려.” 구칭은 낡은 담요라도 다시 밀어 넣고 싶었으나, 수레 주인은 벌써 발판을 내리고 끌채를 잡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할머니부터 오르게 했다. 남은 이불은 낮은 방석처럼 접고 사방을 천 끈으로 묶어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

서문을 나서자 수레바퀴가 자갈 깔린 곳을 지났다. 선쑤는 숨을 들이켜며 오른손으로 무릎을 눌렀다. 구칭이 곧장 돌아갈까 물었으나 할머니는 고개를 들어 성문을 바라볼 뿐 그 말에는 답하지 않고, 수레 주인에게 조금 천천히 가 달라고만 했다. 그러다 보니 평소 한 각도 안 걸리는 길에 두 각 가까이 걸렸다. 구칭은 돈을 내며 수레 주인이 싫은 내색을 할까 얼굴을 살폈다. 그는 돌아가는 길에는 오후까지 기다릴 테니 다리에서 서둘러 올 것 없다고만 했다.

루완은 아직 강남에서 멀었다. 물가에는 새로 돋은 갈대 끝과 누르스름한 갈색의 묵은 갈대밭만 있고 연꽃은 없었다. 선쑤는 물가에 섰다. 맞바람에 모자 끈이 들리자 손을 뻗어 눌렀다. 처음 나와 본 사람 같으면서도 굳이 오래전부터 본 곳인 양 굴었다. 구칭은 할머니가 물을 바라보는 표정을 보고도 모르는 체하며 먼저 오늘 닿는 여객선을 알아보러 갔다.

배를 모는 여인이 선실을 보라고 했다. 선실은 낮아 들어갈 때 허리를 굽혀야 했다. 잠자리는 널찍한 판자 몇 장뿐이고 밤에는 짚자리를 더 깔 수 있었지만 집의 구들장은 아니었다. 고청의 눈에는 불편한 것부터 모두 들어왔다. 문턱, 뒤쪽 뱃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뒷간, 꼭 따뜻하지는 않을 밥, 배가 흔들리면 안정되게 놓을 수 없는 물그릇. 그녀가 하나하나 묻자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런 것들을 모두 견딜 수 없다면 가지 말라고 했다. 가는 도중 서로 원망하느니 그편이 낫다고.

선쑤는 배 어디에서 등을 기댈 수 있는지, 밤에 뒤쪽으로 가면 등불을 밝혀 줄 사람이 있는지, 돈을 내고 발판 하나를 더 놓아 달라고 할 수 있는지 물었다. 배를 모는 여인은 실속 있는 질문이라 여겼는지 선쑤를 안쪽 잠자리로 데려가 잠시 앉아 보게 했다. 할머니는 다리를 천천히 펴고 반 각쯤 앉아 보았다. 일어날 때는 여전히 다리가 뻣뻣해서 구칭의 어깨를 짚고서야 똑바로 섰다. 배가 편하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당장 집에 가자고 하지도 않았다.

뭍에 오른 두 사람은 잔교 끝을 향해 걸었다. 거기서는 굽이치는 곳의 물이 보였다. 가까운 말뚝에는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는데 구칭은 이름을 댈 수 없었다. 할머니는 그 새를 보며 걸음을 조금 빨리했다가 반 리도 못 가 다시 느려졌다. 난간을 짚은 이마에 땀이 났다. 구칭은 다리 어귀의 작은 차양까지 부축하려 했지만, 할머니는 우선 잠깐 서 있겠다고 했다. 얼마간 서 있다가 아무도 없는 바위에 가 앉았다.

바람에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이 입술께로 날아왔다. 손으로 쓸어 넘기려 했으나 손가락이 떨려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물을 꺼내 놓은 구칭은 할머니가 여전히 오른쪽 무릎을 문지르는 것을 보고 마침내 물었다. “난푸에 가서도 이러면 어떡해요?”

“그때도 이렇겠지.” 선쑤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했다. “남쪽에 가면 새 다리가 생긴다고 한 적은 없잖니.”

구칭은 더 말하지 않고 쪼그려 앉아 할머니 신의 느슨한 끈을 단단히 묶었다. 예전에는 연잎이 하늘 끝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상상했고, 할머니가 기쁜 나머지 아픔을 잊는 모습도 상상했다. 기쁨과 아픔이 어느 하나 덜어지지 않은 채 돌 위에 함께 남을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신발 끈을 다 묶고도 할머니를 바로 일으키지 않았다. 곁에 앉아 햇볕에 데워진 돌 표면에 손바닥을 댔다.

쉼터에서는 뜨거운 물과 밀전병을 팔았다. 화덕 위의 질주전자에서 김이 솟았고, 구칭은 물 두 사발을 샀다. 선쑤가 자기 돈을 꺼내려 하자 구칭은 그 손을 막을 뻔하다가 도로 거두었다. 이번에는 자기가 모시고 나온 거니 물값은 자기가 내겠다고만 했다. 할머니는 그러라고 했다. 그러다 옆 가게의 풋매실 장수가 지나자 직접 불러 세 알을 샀다. 그중 가장 작은 알을 골라 내밀자 구칭은 받아 먹고 신맛에 얼굴을 찡그렸다. 선쑤는 그 모습을 보고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은 돌 위에서 물을 마시며 한참 쉬고 나서야 끝까지 걸었다. 새는 이미 날아갔고, 말뚝은 비어 있었다. 물만 여전히 몇 번이고 밀려와 부딪쳤다. 구칭이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좀 더 빨리 걸을 걸 그랬다고 하자 선쑤는 고개를 저었다. “저 녀석이 애초에 나를 기다리겠다고 한 적도 없잖니.” 말을 마치고 선쑤는 웃었다. 남들 앞에서 연륜을 내보이기 좋아하는 노인처럼 말한 것 같아서, 빈 말뚝을 저도 모르게 다시 보았다.

돌아갈 수레는 다리 어귀에 서 있지 않아 조금 더 걸어야 했다. 구칭은 처음에 마부에게 가까이 와 달라고 하려 했지만 그는 앞쪽의 진흙이 물러 수레가 빠지면 더 곤란하다고 했다. 구칭은 할머니와 그 짧은 길을 번갈아 보고 걸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선쑤는 천천히 가면 된다고 했다. 구칭은 더는 먼 데를 보며 몇 번이고 셈하지 않았다. 그저 할머니 모자를 대신 들고, 반쯤 갔을 때 나무에 기대 한 번 쉬게 했다.

집에 돌아온 날, 할머니의 무릎은 과연 더 아팠다. 밤에 일어나려면 침상 가장자리를 짚어야 했다. 구칭은 물을 데우고 뜨거운 돌을 천으로 싸서, 데지 않을 만큼인지 확인한 뒤에야 무릎 곁에 놓았다. 선쑤는 침상에 기대어 오늘은 많이 걸었다고 했다. 수레가 다 나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아예 갈 수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구칭이 이 하룻밤으로 결정을 내려 버릴까 봐 하는 말 같았는데, 구칭이 먼저 말했다. “내일은 안 나가요. 모레 다시 봐요. 먼 길에는 멈춰 쉴 날도 더 잡아 둬야겠어요.”

이틀 동안 할머니는 꽃을 만들지 않았다. 구칭도 오늘 쉬었으니 내일 한 몫 더 하라고 하지 않았다. 뤄이에게 보낼 다음 물량의 색은 혼자 정했다. 굵은 줄기는 샤오만이 약속대로 가져왔다. 샤오만이 다리 위는 볼 만했느냐고 묻자, 구칭은 대단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물 한 자락과 빈 말뚝 하나, 그런데 걷기는 꽤 힘들었다고 했다. 안방에서 듣던 할머니가 끼어들어, 몹시 신 매실도 세 알 있었는데 구칭이 한 알도 남기지 않았다고 했다.

초닷새에 구칭은 난부 나루로 다시 가서 뱃삯을 물었다. 두 사람이 왕복하는 데 얼마냐고만 묻지는 않았다. 스셴에서 하루 묵을 수 있는지, 다음 배로 갈아타면 원래 뱃삯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값싼 선실은 뒤쪽 뱃전에서 얼마나 먼지, 밤에 잡을 난간이 있는지 물었다. 뱃사공은 구간을 나누어 타면 직행보다 돈이 더 들고 매번 안쪽 침상이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고 했다. 구칭은 가장 싼 항목을 지우고 감당할 만한 몇 가지를 남겼다. 하루 이틀 기다려도 배가 없으면 뭍에서 묵는 것으로 확실히 해 두었다.

그녀는 선박업체 두 곳에 다녀왔고, 돌아와 가져온 것은 보장한다는 한마디가 아니었다. 순류로는 닷새에서 엿새, 역류로는 이레에서 아흐레가 걸리며 날씨가 나쁘면 더 느렸다. 배가 머무는 여인숙은 있지만 어디나 깨끗하지는 않고, 어디서나 부엌을 빌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이것을 할머니에게 전했다. 노인은 밤에 무엇을 짚고 일어나기 쉬운 선실 자리를 직접 골랐다. 기슭 경치를 한 군데 덜 보는 것은 괜찮지만, 값이 싸다고 한밤중에 헛디디게 해서는 안 되었다.

이것저것 묻던 중 구칭은 오래전 아버지에게 화물선에서 있었던 일을 꺼내며 목소리를 낮췄다. 할머니가 듣고 마음 아파할까 봐, 또 자신이 그 뒤로 물가에 가까이 가는 것조차 겁낼까 봐 자주 꺼내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선쑤는 이번에는 여객선이라며, 무엇을 싣고 어디로 가는지는 눈앞의 배를 보고 판단할 일이지 지난 일을 배마다 되풀이해 집어넣을 일은 아니라고 했다. 말을 마친 할머니가 따뜻한 물을 건네다 손가락을 살짝 맞댔다. 마음만 바르면 무사하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구칭은 선실의 좁은 자리에 맞춰 집 바닥에 줄을 둘러 본을 뜨고, 긴 걸상 하나를 놓아 할머니에게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보라고 했다. 선쑤는 잠깐 앉아 보더니 발밑이 뜬다며 발을 얹을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칭이 찾아온 낡은 나무 상자는 너무 높았고, 대신 놓은 작은 벽돌은 너무 낮았다. 끝내 상자 뚜껑의 판자 한 겹을 떼어 내자 발을 안정되게 디딜 수 있었고 허리도 더는 뜨지 않았다. 창가에 있던, 짐에 넣으려던 두툼한 이불도 구칭이 생각한 굵기의 절반쯤으로 말아야 다리를 놓을 자리가 났다.

두 사람은 이것저것 시험하다가 방 반쪽을 물 없는 배로 만들어 놓았다. 천 아주머니가 들어오며 바닥의 줄을 훌쩍 넘더니 어느 쪽이 뭍이냐고 물었다. 선쑤는 사발을 들고 물을 마시려거든 뱃삯부터 내라고 했다. 천 아주머니가 정말 동전 하나를 던졌고 구칭이 손바닥으로 받았다. 한바탕 웃고 나서도 두 사람은 그 걸상에 앉아 밤에 몸을 돌리려면 얼마나 넓어야 하는지 쟀다. 선쑤가 탁자 모서리를 짚으려고 손을 내밀자, 구칭은 밤에 그쪽에 꼭 붙잡을 데가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한번 웃으며 시험해 봤다고 문제가 다 풀린 셈 치지 않았다. 줄을 걷으니 바닥에 옅은 먼지 자국이 남았고, 할머니 발밑에 있던 낮춘 나무함은 그대로 두었다. 구칭은 튀어나온 못 끝을 망치로 눌러 펴고 두 모서리를 천으로 감쌌다. 할머니에게 한 번 더 발을 올려 보게 한 뒤에야 가져갈 짐에 넣었다.

초엿샛날 저녁 두 사람은 성문 밖으로 반 리가 조금 못 되게 걸어 나갔다. 이번에는 수레를 빌리지 않았다. 버드나무 한 그루 옆에 이르러 멈췄다. 할머니가 앉자 구칭은 옆 가게에서 작은 걸상을 빌려 왔고, 집에 가기 전에 그대로 돌려주었다. 바람은 루완에 갔던 날보다 따뜻했다. 할머니는 스스로 무릎싸개를 반 바퀴 풀었다. 구칭은 다시 단단히 묶어 주려다가 할머니가 다리를 뻗어 움직이는 것을 보고 걸상을 안은 채 기다렸다.

그날 저녁을 먹다 선쑤는 자기 돈주머니를 탁자에 놓았다. 안을 쏟아 보이지는 않고 구칭에게 무게만 만져 보게 했다. 길을 떠나면 이건 자기 몫이고, 집에 쓸 돈을 숨겨 둔 셈은 아니라고 했다. 구칭의 손가락에 엽전 꾸러미가 닿았다. 모든 짐이 자기 어깨에만 얹힌 듯했던 순간들이 여럿 떠올랐다. 구칭은 돈주머니를 밀어 돌려주며 우선 각자 잘 두었다가 여비를 셀 날 함께 꺼내자고 했다.

초이렛날 뤄이가 두 번째 물량 열 송이를 검수하러 왔다. 구칭은 상자 뚜껑을 열었다. 새싹빛은 첫 물량보다 조금 옅었고, 앞서 시험해 보니 물이 빠지지 않았다. 채웠을 때 뒤에 오는 짧고 뾰족한 끝도 이야기한 대로 고쳐 두었다. 뤄이는 살펴보고 꽃을 가져가며 이백 문을 냈다. 구칭은 샤오만의 작업과 견본에 든 몫, 다음 물량의 재료비를 떼어 놓고 남은 돈만 여행 주머니에 넣었다. 루완까지 가느라 더 든 수레삯을 아까워하지는 않았으나, 그날 밤 따로 산 온수 값과 이튿날 쉰 시간은 한쪽에 별도로 적었다. 돌아보니 할머니가 꽃 달린 모자를 쓰고 작은 대나무 발 뒤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모자 가장자리를 더듬어 숨은 잠금쇠를 찾아 직접 풀었다가 다시 채웠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창작했으며, 왕안석의 《梅花》(매화)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不卖春风》(봄바람은 팔지 않는다)을 확장한 작품입니다. 인물, 상업 활동, 지리와 연대는 모두 가상이며, 시인의 전기가 아닙니다. 나무를 지키는 일, 향기 없는 비단꽃, 할아버지와 손자가 연꽃을 바라보는 원작의 핵심 선택을 유지했습니다.

이 책의 목차 · 36 장
  1. 서늘한 향은 비단에 깃들지 않는다
  2. 흰 석회로 둘러친 자리
  3. 달 아래 놓인 가위
  4. 탁자에 오른 비단 매화
  5. 문은 다른 쪽을 향해
  6. 작은 돈 꾸러미 두 개
  7. 자리를 내어 만든 곡선
  8. 향기 없는 간판
  9. 반나절 품삯
  10. 꽃이 아닌 꽃
  11. 눈이 온 뒤 상자에 담다
  12. 한 가지에 얼마인가요
  13. 남의 집 섣달그믐
  14. 꽃철이 지난 뒤
  15. 종이에 이름을 찍다
  16. 따뜻하지 않은 밥 한 그릇
  17. 첫 납품은 다시 만들 수 없다
  18. 돌아온 상자
  19. 두 사람의 마당
  20. 빗물은 옛 도랑을 지난다
  21. 샤오만의 장부
  22. 우산 곁의 빈자리
  23. 손님이 원하는 봄
  24. 탁자에 남은 꽃
  25. 한 사람의 길
  26. 오월을 장사에 내주지 않다
  27. 꽃을 보는 사람
  28. 세 번째 돈주머니
  29. 여름에는 나무를 어쩌지
  30. 배에 오르기 전에
  31. 첫 물길
  32. 연잎은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
  33. 물 한가운데의 그 한 송이
  34. 돌아가는 길에는 꽃철에 쫓기지 않는다
  35. 매화나무의 여름 그늘
  36. 새 가지를 하나 더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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