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 손기술·세태 장편
물 한가운데의 그 한 송이
쿠우지 · AI 창작 · 4331 자 · 약 11 분
스무이튿날 난푸를 떠나며 수레바퀴가 흙길에 두 번 빠졌다. 구칭은 내려서 함께 밀었다. 신발 밑에 두꺼운 진흙 덩어리가 붙어 발을 들 때마다 배 위에서보다 무거웠다. 선쑤는 수레에 앉아 그녀와 수레 주인이 양쪽에서 힘을 주며 외치는 소리를 듣고 자신도 작게 한마디 따라 했지만 박자를 틀렸다. 수레 주인은 웃으며 할머니가 그렇게 외치면 당나귀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녀는 멈추었다가 그들이 밀어 낸 뒤에야 자신이 방해가 되었다며 웃었다.
허쩌의 물은 성문에 바짝 붙어 있지 않았다. 논과 대울타리, 뜰 앞에 생선을 말리는 집 몇 채를 지나 수레가 두 번 꺾어 돌자 멀리서 잎이 겹겹이 환하게 드러났다. 가까운 곳은 물길이 좁았고, 닭들이 진흙 가에서 먹이를 찾았다. 바람에는 볏짚 말리는 냄새가 섞여 있었다. 선쑤는 잘 왔다고 말하기에 앞서 목을 길게 빼고 붉은빛부터 찾았다. 한참을 찾아도 초록뿐이어서, 모자챙이 코끝까지 내려온 줄도 몰랐다.
구칭은 할머니의 모자챙을 들어 올려 주다가 자신도 잠깐 실망했다. 연잎은 도안처럼 한 장 한 장 사람을 똑바로 마주하고 있지 않았다. 등을 돌린 것도, 말린 것도 있었고, 귀퉁이가 찢어진 잎도 있었다. 물속에는 작년에 썩은 줄기까지 남아 있었다. 붉은빛은 멀찍이 두세 점 보일 뿐이었다. 누가 아무렇게나 떨어뜨려 놓은 듯, 그녀가 오래도록 그려 온 아름다운 풍경으로 모여들려 하지 않았다. 구칭은 꾸러미를 다른 손으로 옮겨 들며 연못을 잘못 찾아온 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수레 주인은 그들을 손님을 재우는 농가로 데려갔다. 집주인은 팡윈과 아는 사이였지만 방값을 깎아 주지는 않았다. 대신 등받이 있는 긴 의자를 빌려 주겠다고 했다. 방 안은 건조했고 마당 밖으로 물을 바라볼 수 있었다. 선쑤는 앉자 더 움직이지 않았다. 구칭이 배를 부르려 하자 노인은 오늘은 타지 않겠다며, 수레에서 충분히 흔들렸으니 밥부터 먹자고 했다. 그렇게 오래 기다렸으면서도 마지막 구간까지 서둘러 마치려 하지 않았다.
밤이 되자 바람이 잎 사이를 지났다. 구칭이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소리가 났다. 매화 잎의 자잘한 소리와도, 종이 쟁반이 선반을 긁는 소리와도 달랐다. 구칭은 창가에 누워 잎과 잎이 맞닿는 소리를 들었다. 자신이 만든 온갖 비단 잎은 손을 스쳐 가도 하나같이 고요했던 것이 떠올랐다. 안쪽에서 돌아눕던 할머니가 내일 비가 오려나 하고 나직이 물었다. 구칭은 알 수 없어 일어나서 보자고만 답했다.
스무사흗날 아침, 엷은 구름 사이로 빛이 비쳤다. 뱃사공 샤오솽이 작은 배를 저어 낮은 나루에 댔다. 배가 작아 두 사람은 가운데 낮은 자리에 앉아야 했고, 발을 모두 한쪽으로 뻗을 수는 없었다. 선쑤는 건너가는 널빤지를 보고 또 멈췄다. 구칭은 손을 들어 재촉하는 대신 먼저 뱃사공과 양쪽을 단단히 받쳤다. 노인은 잠깐 기다리라고 직접 말하고 오른발을 들어 디뎌 보았다. 배 안에 발을 들이고 나서야 구칭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에 축축한 땀이 배어 있었다.
배는 아주 천천히 뭍을 떠났다. 샤오솽은 잎이 가장 빽빽한 곳으로 파고들지 않고 먼저 얕은 진흙을 돌아갔다. 말린 잎 가장자리에 비취색 작은 벌레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선쑤가 몸을 굽혀 가까이 보려 하자 뱃사공이 몸을 내밀지 말라고 했다. 노인은 얼른 허리를 세우고 구칭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 수업 중에 이름을 불린 사람 같았다. 구칭은 할머니 옆의 짐을 손으로 받쳤다. 할머니의 어깨를 누르지는 않고 자기 다리도 가운데로 조금 당겼다.
맨 처음 보인 연꽃은 왼쪽 앞에 있었다. 꽃잎은 이미 조금 느슨하게 벌어졌고 가장자리에는 옅은 갈색이 돌아, 사람들이 말하는 “딱 좋은 때”는 아니었다. 구칭은 그 꽃을 돌아 멀리 있는 붉은 꽃을 보러 가자고 하려 했으나 선쑤가 먼저 멈춰 달라고 했다. 사오솽이 삿대를 단단히 꽂자 배는 바람을 따라 천천히 반 바퀴 돌았다. 꽃이 옆모습을 보이며 두 사람 눈앞에 다가왔고, 꽃 꼭대기에는 작은 벌 한 마리가 들어갔다 다시 나왔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만든 것보다 크구나.”
구칭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소리 내어 웃었다. 선쑤도 웃으며 무릎 위에 손으로 자기가 만든 회색 연꽃의 크기를 가늠해 보였다. 진짜 꽃이 듣고 기분 상할까 봐 그러는 듯 목소리를 낮췄다. 이 꽃이 다 피어 시들 무렵인지 묻자 샤오솽은 오늘내일 꽃잎이 조금 더 벌어지고, 꽃이 지고 나면 그 안에 연밥도 맺힌다고 했다. 선쑤는 곧 꽃잎이 흩어질 거라 해서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길이 더 가까이 다가갔다. 놓쳐 버린 하루 이틀이 온통 손해만은 아니었다는 걸 이제야 아는 듯했다.
구칭은 견본을 적는 작은 종이를 꺼내 눈앞의 꽃잎이 몇 겹인지 헤아려 보려 했다. 배가 가볍게 돌아 일곱까지 세자마자 뒤쪽에서 세 장이 더 드러났다. 다시 세는 동안 바람이 배를 또 돌려 놓아 아무리 해도 다 셀 수 없었다. 그녀가 눈살을 찌푸리자 할머니가 옆에서 저쪽에 반쯤 핀 것이 하나 있다고 낮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눈길은 다시 손에 든 종이로 돌아가려 했으나, 종이 귀퉁이는 물기에 눅눅해졌고 숯 자국은 작은 얼룩으로 뭉개져 있었다.
“한 송이 따 드릴까요?” 샤오솽이 물었다. “이 근처에 파는 사람이 있어서 직접 꺾지 않아도 돼요.”
구칭은 가까운 곳에 핀 꽃을 보았다. 손에 얹어 뒤집어 보면 꽃잎이 몇 겹인지 똑똑히 볼 수 있을 테고, 묵는 곳에 가져가 찬찬히 한 번 뜯어 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종이를 접으며 필요 없다고 했다. 배를 조금 옮겨 할머니에게 반쯤 핀 꽃을 보여 달라고 했다. 할머니에게 왜 꽃이 필요 없는지는 말하지 않고, 본을 기록하는 작은 꾸러미를 자리 밑에 눌러 두었다. 배가 방향을 틀었다. 물에 남은 꽃은 그녀가 이번에 꺾지 않겠다고 해서 조금도 더 향기로워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반쯤 핀 꽃은 넓은 잎 사이로 윗부분만 내놓고 있었다. 사오솽은 잎과 배가 쓸려 상할까 봐 억지로 안까지 밀고 들어가지 않았다. 보기에 충분한 곳에 배를 세웠다. 선쑤는 자리 가장자리를 짚고 얼굴을 조금 옆으로 돌렸다. 눈에 물빛이 반짝반짝 일었다. 울지도 않았고,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부르지도 않았다. 입술이 살짝 벌어진 채, 한참 동안 다음 말을 잇는 법을 잊은 듯했다.
구칭은 할머니를 보다가 문득 충분히 보셨느냐고, 보이느냐고, 예전에 생각한 모습과 같으냐고 묻고 싶었다. 그 말들이 목구멍에 한꺼번에 몰렸다. 한 마디라도 묻는 순간 눈앞의 광경이 답을 내놓아야 할 일이 될 터였다. 결국 구칭은 가벼운 양산을 조금 옮겨 할머니의 뒷목이 뜨거워지기 시작한 햇살을 가려 주었다. 자기 얼굴 반쪽에는 여전히 햇볕이 들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구칭도 그 한 송이를 바라보았다.
그 꽃은 두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빛깔이 옅었다. 꽃대 가까이는 희고 끝에만 붉은 기가 있었다. 물 위로 짙은 향기가 확 밀려오는 일은 없었다. 선쑤가 문득 자신에게 물들이라고 했으면 끝을 틀림없이 더 짙게 했을 거라고 했다. 구칭도 그랬을 거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은 웃고 나서는 더 말하지 않았다. 바람이 불자 반쯤 핀 꽃잎이 살짝 더 벌어졌다. 둘 다 계속 벌어질 줄 알고 한참 바라보았으나 꽃잎은 거기서 멈췄다. 구칭은 오래 앉아 발이 저렸지만 먼저 움직이기가 아까웠다.
사오솽은 서쪽으로 더 가겠느냐고 물었다. 그쪽에도 연꽃이 한 무더기 있다고 했다. 구칭이 할머니를 돌아보니, 할머니는 무릎을 문지르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토록 오래 기다린 일이라면 한 번에 누구보다 실컷 보아야 한다고 구칭은 늘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의 오른쪽 무릎을 바라보다 끝내 고개를 저었다. “서쪽으로는 안 갈게요. 조금만 더 머물렀다가 돌아가요.”
물가로 돌아가기 전, 배는 아래로 늘어진 잎 하나를 스쳐 갔다. 잎 뒷면의 맥은 바깥으로 퍼져 있었고 색이 아주 옅었다. 손을 들어 그려 보고 싶은 마음이 또 일어 구칭의 손이 조금 움직였지만, 우산 가장자리만 뒤로 거두었다. 한 번 보았으니 기억할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가면 되었다. 뒤에서 사오솽이 오후에는 여기 물빛이 더 밝다고 했다. 구칭은 할머니 대신 오겠다거나 안 오겠다고 답하지 않고 직접 물었다. 선쑤는 오후에는 자겠다고 했다.
점심은 햇콩과 작은 그릇에 담은 생선국이었다. 선쑤는 처음에 가시가 많다고 하더니, 가시를 골라내다가 그만 졸음이 왔다. 구칭이 그릇을 받아 들었다. 할머니는 혼자 먹을 수 있다고 말하려 했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눈이 감겼다. 구칭은 할머니가 침상 머리에 기대도록 부축했다. 신발은 발치에 두고 무릎 보호대는 느슨하게 풀었다. 창은 반쯤 열려 있었다. 밖에는 여러 해를 기다려 온 연꽃들이 아직도 소리를 내고 있었고, 할머니는 정말로 잠들었다.
구칭은 마당 밖 긴 의자에 앉아 혼자 물을 바라보았다. 이번 여행에도 오롯이 자기만의 오후가 있음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녀는 할머니의 두 다리도, 꽃의 수를 헤아리는 손도 아니었다. 그저 윈진에서 온 젊은 여자였다. 꽃을 만드느라 손목이 시큰하고 바람에 머리끈 끝이 흐트러진 채, 여기에 조금 더 앉아 있고 싶었다. 그녀는 다리를 쭉 폈다. 발바닥의 진흙은 이미 말라, 살짝 건드리자 작은 조각 하나가 떨어졌다.
해 질 무렵 선쑤가 깨어나 얼마나 잤느냐고 물었다. 한 시진 넘게 잤다는 말을 듣고는 좋은 경치를 자느라 다 놓쳤다며 오히려 조금 언짢아했다. 구칭은 오전에 그렇게 흡족해했지 않으냐고 말을 막는 대신, 웃으며 밖에 나가 저녁 경치를 보면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다시 배를 타지 않고 농가 앞의 평평한 길을 천천히 걸었다. 아까 그 꽃까지는 닿지 못하고, 멀리 붉은 꽃 한 송이가 검붉어지는 것만 보았다. 노인은 저녁 빛깔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러고는 입술을 지그시 다물었다. 낮잠이 이 하루를 망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는 아직 아까운 듯했다.
저녁에 세수를 하다 보니 선쑤의 목 뒤가 한 군데 작게 붉어져 있었다. 오전에 양산을 옮겼을 때 햇볕에 탄 자리였다. 구칭은 만져 보고 열이 나자 얼른 차가운 천을 가져왔다. 노인은 손을 막으며 상처도 아닌데 이미 보고 즐긴 반나절을 되짚어 가며 잘못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래도 구칭이 잠시 천을 대 주게 두었다. 아주 고요히 앉은 노인의 입가에는 채 가시지 않은 웃음이 조금 남아 있었다. 천을 떼었을 때 대야에 비친 늙은 얼굴은 이미 흐릿했다. 구칭은 물을 들고 문 밖에 나가서야 자기도 웃고 있음을 알았다.
스무나흘에는 가랑비가 내려 두 사람은 농가에 머물렀다. 선쑤가 상자에서 회색 연꽃을 꺼냈고, 구칭은 서둘러 뜯어 고치려 하지 않았다. 둘은 조화를 창가에 들어 올려 바깥의 물빛에 대 보았다. 우스울 만큼 잿빛이었고 모양도 너무 납작했다. 할머니도 제 솜씨를 두둔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꽃잎 하나를 뒤로 밀었다. 그러다 문득 손을 멈추더니, 몽땅 고쳐 이 첫 송이의 모습이 사라지게 하지는 말라고 했다. 구칭은 그러겠다고 하고 종이에 한결 가벼운 곡선 몇 개만 그어 두었다.
스무닷샛날은 맑았다. 두 사람은 다시 물가에 가 반나절을 앉아 있었다. 꽃이 조금 더 피었다고 꼭 다시 배를 탈 필요는 없었다. 사오솽이 물 위를 지나며 삿대를 들어 인사했고, 선쑤는 이곳에도 아는 사람이 생긴 듯 손을 들어 화답했다. 물가에서 한 노파가 연밥을 까며 아직 이 못에서 올해 난 햇연밥은 아니라고 했다. 할머니는 어떻게 사는지 물으려다 그 말을 듣고 한 알만 맛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것을 죄다 한 번 걸음에 챙기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스무엿샛날 난푸로 돌아왔다. 수레가 논을 지날 때 구칭이 돌아보니 물은 벌써 집 몇 채에 가려 꽃이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는 더는 목을 빼어 찾지 않고 잿빛 연꽃이 든 상자를 붙든 채 수레를 따라 느릿하게 흔들렸다. 구칭이 무릎이 아프냐고 하자 할머니는 아프다고 답하고, 곧 수레 옆에 핀 이름 모를 노란 꽃 무리를 가리키며 저것도 예쁘다고 했다. 구칭은 수레에서 내려 꺾으러 가지 않았다. 그저 할머니와 함께 노란빛이 뒤로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얼굴을 돌렸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창작했으며, 왕안석의 《梅花》(매화)와 이 사이트의 기존 단편 《不卖春风》(봄바람은 팔지 않는다)을 확장한 작품입니다. 인물, 상업 활동, 지리와 연대는 모두 가상이며, 시인의 전기가 아닙니다. 나무를 지키는 일, 향기 없는 비단꽃, 할아버지와 손자가 연꽃을 바라보는 원작의 핵심 선택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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