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대풍 여정과 세상살이 장편
이물의 명패 두 개
쿠우지 · AI 창작 · 4560 자 · 약 12 분
아자오가 배를 보러 류완에 온 날, 제일 먼저 기슭에서 누군가 딩씨네가 왔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땔나무 한 짐 너머로 바라보니 배는 그대로인데 이물에 새 나무패가 하나 붙어 있었다. 글씨가 어찌나 검은지 멀리서도 옆의 구리 글자보다 눈에 잘 띄었다. 오는 내내 외판을 얼마나 뜯어야 할지 생각했는데, 그 순간 그 일을 죄다 잊고 눈에는 새로 쓴 ‘丁’ 자 하나만 남았다.
딩취안은 뱃삯을 받던 중이었다. 아자오가 온 것을 보고 때맞춰 잘 돌아왔다며 내일이면 목재가 온다고 먼저 말했다. 아자오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뱃머리를 가리키며 저건 언제 걸었느냐고 물었다. 말이 너무 빨라 나룻배를 기다리던 몇 사람이 돌아봤다. 딩취안은 손끝을 따라 보고 상순에 걸었다고 했다. 누가 배를 젓는지 손님들이 때로 찾지 못해서 하나 더 걸었고, 동패는 떼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고 했다. 아자오는 다시 보고서야 새 나무패에 적힌 것이 ‘딩취안이 나룻배를 저음’이고 ‘딩씨네 나루’가 아님을 똑똑히 읽었다.
그러나 이미 입 밖에 낸 말이었다. 글자를 똑똑히 읽었다고 이제 와서 그저 슬쩍 물어본 척할 수는 없었다. 아자오가 원래 동패는 남겨 두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딩취안은 남겨 뒀고 두 패가 서로 걸리적거리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아자오는 사람들이 다 네 배라고 부르면 원래 누구 배였는지 누가 기억하겠느냐고 또 물었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스스로도 이치에 맞지 않음을 알았다. 배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저어 가게 했으니, 손님이 그 사람부터 찾지 않고 이틀이나 걸리는 물길 너머로 누구를 찾아오겠는가.
딩취안의 얼굴이 굳었다. 손에 쥔 잔돈은 여전히 통에 넣지 않았다. 그는 늘 자기 배 한 척을 갖고 싶었고, 아직 살 수 없어서 네 배를 빌린 것이라고 했다. 허 장인을 대신해 날마다 옛 글자 몇 자를 지키러 온 게 아니라고 했다. 아버지 이야기가 그렇게 나오자 아자오는 가슴이 조여 그럼 가서 사라고 할 뻔했다. 그 말이 다 나오기 전에 곁에 있던 뤄옌이 입을 열었다. 오늘 나무를 봐 달라더니 어째 이름을 바꾸는 일에 불려 온 것 같으냐고 했다.
부드러운 말은 아니었다. 뤄옌은 아자오의 배에 손님으로 탄 적도 있고 상자 밑에 깔 대자리도 준 사람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남편 편에 섰다. 아자오는 돌아오면 양쪽에서 다 인사받는 배 주인일 줄 알았다. 이제 보니 떡 한 조각을 나눠 먹은 적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기 속상함을 하나하나 받쳐 주는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을 누르고 먼저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배에 오르시라고 했다. 이 다툼 때문에 사람들이 장에 늦어서는 안 됐다.
딩취안은 오기가 난다고 손님을 두고 가지는 않았다. 여느 때처럼 삿대로 배를 저어 건넜다. 아자오는 강둑에서 기다리며 배가 새로 대는 곳에 닿는 것을 보았다. 과연 옛 말뚝 자리가 아니라 하류로 조금 비켜난 곳이었다. 둑을 따라 다가가 수위 말뚝에 새로 새긴 눈금과 옛 눈금의 위치를 살폈다. 앞쪽의 작은 굽이에는 벌써 진흙이 드러나 있었고, 그녀가 기억하던 깊은 물은 오히려 더 바깥쪽에 있었다. 종이에 적힌 설명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같지 않았다. 직접 보고 나서야 아자오는 딩취안이 아버지의 말을 그저 까맣게 잊어버린 게 아님을 알았다.
돌아올 때 딩취안은 그녀에게 한 번 저어 보라고 했다. 아자오가 노를 쥐니 손의 굳은살은 벌써 전과 달랐다. 예전 자리는 무르고 손끝은 단단했다. 그런데 굽이를 돌 때는 저도 모르게 예전처럼 힘부터 주었다. 딩취안은 거 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세를 바로잡기를 기다렸다가 낮은 기슭 한 곳을 가리키며, 여기를 예전 말뚝 자리처럼 보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을 주시했다. 자기 명의의 배에서 그저 동의하느냐는 질문만 받던 그녀가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배웠다.
기슭에는 딩쑤이가 새로 만든 작은 술 장식 몇 개를 펼쳐 놓았다. 그중 하나는 너무 촘촘하게 감아 매달면 기울었고, 팔 수가 없었다. 아자오가 오자 딩쑤이는 먼저 봤느냐고 물으려다 저도 모르게 아버지의 낯빛을 살폈다. 아자오가 먼저 기운 장식을 집어 들며 도안만 봐서는 이걸 알 수 없고, 직접 만들어 봐야 무게를 안다고 했다. 소녀는 한숨을 쉬었다. 엄마도 그렇게 말했지만 만들어 보지 않으면 다들 예전 방식이 제일 좋다는 말만 한다고 했다.
아자오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지만, 이 열일곱 살 아가씨에게 어른들 가운데 누가 옳은지 대신 가리게 하지 않았다. 술을 돌려주며 다른 하나는 왜 두 바퀴 덜 감았느냐고 물었다. 딩쑤이의 눈이 곧 빛나더니 손으로 어떻게 마무리하는지 한참 설명했다. 뤄옌은 옆에서 대오리를 손질하며 듣다가 가끔 한마디씩 바로잡았다. 딸이 새 모양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꼭 집을 나가 더 잘 아는 곳을 찾아야만 하게 두지는 않았다.
점심때에도 딩쑤이는 기운 술 장식을 안고 있었다. 뤄옌이 먼저 밥을 먹으라 하자 대답은 하면서도 맨 바깥 두 바퀴를 몽땅 풀어 버렸다. 아자오는 아까워서 풀려 나온 가는 대오리를 받으려 손을 뻗었다. 소녀는 괜찮다며 이미 세 번이나 감아 봤으니 이번에는 반듯하게 내려앉을 거라고 했다. 밥을 먹고 나서 정말로 하나를 새로 만들었다. 그릇 옆에 놓고 입김을 한 번 불자 술은 가볍게 흔들릴 뿐 다시 옆으로 기울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헌 나뭇조각을 가져와 뒷면에 ‘丁穗制’, 딩쑤이가 만들었다는 세 글자를 썼다. 穗 자를 두 번이나 잘못 썼지만 아자오에게 대신 써 달라 하지 않고 칼로 평평하게 긁어 내 다시 썼다. 딩취안이 그걸 보고 좋은 나무를 망치지 말라고 하려는데 뤄옌이 당신이 버린 거라는 한마디로 막았다. 처녀는 작은 패를 광주리에 넣었다. 눈매가 환히 빛났다. 점심때 덜 먹은 반 사발이 이제야 생각났는지 부엌에 가서 남은 밥을 말끔히 퍼 담았다. 아자오는 처녀가 밀어 비스듬해진 광주리를 바로 잡아 주었지만, 여전히 글씨가 예쁘지 않은 패를 대신 바꿔 주지는 않았다.
오후에 배를 끌어 올려 널을 보고서야 아자오는 자기가 왜 돌아왔는지 다시 떠올렸다. 큰 외판을 떼어 내니 상한 곳은 겉보기보다 조금 넓었다. 다행히 안쪽 뼈대는 여전히 단단해 목재와 품을 합쳐 사백팔십 문이면 고칠 수 있었고, 배의 절반을 더 뜯어낼 필요는 없었다. 딩취안은 밧줄에 쓸린 곳을 하나 더 가리키며 자기가 재료를 갈아 덧대겠다고 했다. 선주가 왔다고 묵은 손상을 모조리 떠넘기지는 않았다. 물러진 나무를 만져 보니 손바닥에 축축한 나뭇가루가 묻었다. 이제는 구리패만 떼지 않으면 배를 지킨 셈이라고 말하기가 문득 더 어려워졌다.
그녀는 배 수리비로 남겨 둔 돈에서 사백 문을 꺼내고, 옷 만드는 돈을 넣은 작은 주머니에서 여든 문을 보탰다. 뤄옌의 보증금에는 손대지 않았다. 돈을 널빤지 위에 놓자 대패질하던 장인이 세어 보고, 먼저 받을 재룟값만 받고 나머지는 일이 끝나면 달라고 했다. 그녀는 가벼워진 작은 주머니를 보며 옷 한 벌을 만들 때 먼저 절반만 받는 일을 떠올렸다. 배 주인일 때도 옷 짓는 일꾼일 때도, 남이 아직 하지 않은 일을 미리 자신에게 빚진 안심으로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배를 수리하려면 사흘 동안 운항을 쉬어야 했다. 이번 임대료는 원래 이백육십 문 그대로였지만, 양쪽이 의논해 스물여섯 문을 깎았다. 딩취안은 실제로 이백삼십사 문을 냈고, 구월 이십칠일인 만기일은 바꾸지 않았다. 그는 요 며칠 서쪽 나루에서 짐 내리는 일을 거들기로 했다. 배를 못 띄워 벌지 못한 돈을 모두 아자오에게 물릴 수도 없었다. 액수를 다 말하고 나니 모두가 기분 좋은 건 아니었지만, 말로만 서로 좋은 이웃이라고 하는 것보다 다음번에도 이야기를 이어 가기에는 나았다.
저녁에 뤄옌은 보증금을 넣어 둔 함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기한이 다해 연장하지 않으면 약속대로 돌려주고, 배를 잘 고쳤다고 보증금을 미리 새 목재 사는 데 쓰지는 말자고 했다. 아자오는 안다고 답했다. 못 미더워하는 말을 듣는 듯해 조금 언짢았지만, 곧 아침에 나무패를 보자마자 자신도 딩취안을 선뜻 믿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누구도 끝까지 평정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돈에 관한 이 몇 가지는 분명히 해 두어야 했다. 마음이 더 상했다고 해서 언제나 제 말이 옳은 것은 아니었다.
이튿날 새 판자를 끼울 때 사부가 가장자리를 흔들리지 않게 붙들라고 해서 아자오는 시키는 대로 했다. 동작은 낯설지 않았지만 손에는 전처럼 줄곧 버티고 있을 힘이 없었다. 딩취안이 와서 한쪽을 대신 맡으며 먼저 삼 섬유에 기름을 먹이러 가라고 했다. 아자오는 무리해서 버티지 않고 작은 솔을 집었다. 삼기름과 새 나무 냄새가 함께 손에 배었다. 란팅에서 천을 빠는 냄새와는 사뭇 달랐다.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는 늘 이 일을 빨리 끝내고 방에 가서 옷을 꿰매고 싶었다. 이제 정말 돌아가서 만들 옷이 생기고 보니, 오히려 배에서 할 이 조그만 일도 함부로 남에게 떠넘길 수 없었다.
널을 갈다 부딪혀 상하지 않도록 구리 명패부터 떼어 냈다. 아자오는 손바닥에 명패를 쥐고 어릴 적 두드려 왼쪽 아래에 낸 자국을 보았다. 이토록 애써 지킬 만한 건가 싶으면서도 그 자국을 갈아 없애고 싶지는 않았다. 딩취안의 새 명패는 옆에 놓여 있었다. 나뭇빛이 옅었고 가장자리에는 못이 비껴 들어간 작은 구멍이 있었다. 그 나무패라고 이 구리패보다 더 완벽해야 할 까닭은 없었다. 한참 바라보던 아자오는 마침내 장인에게 둘 다 남겨 달라고 했다. 어디에 달지는 자기가 정하겠다고 했다.
아자오는 먼저 구리 명패 아래에 대 보았다. 딩취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자오는 손수 조금 옮겨 두 패를 옆쪽에 나란히 놓았다. 옛 글자를 가리지도, 새 이름을 남들이 고개를 숙여야만 보이는 곳에 숨기지도 않았다. 못을 박을 때 손이 조금 아팠다. 딩취안이 대신하겠다고 손을 내밀었으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었다. 아자오는 이 일을 빌미로 아침에 한 말을 거두라고 하지 않았고, 딩취안도 그녀가 패를 달아 준다고 해서 곧바로 모두 자기 잘못이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뤄옌이 와서 보고는 밧줄에 걸리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자오는 그제야 새 명패를 다시 반 치 옮겼다. 마음속에서 그토록 중히 여기던 일이 실용적인 한마디에 끊기고 나니 도리어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명패는 사람들에게 보이라고 다는 것이고, 배는 여전히 밧줄로 매고 사람과 짐을 실어야 했다. 찻집의 물가 풍경 옆에 놓아 두는 것만으로 옛 나루를 제대로 남겼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때 샤오라이가 사고 싶어 했던 그 운치가 여기에서 살아가려면 그가 상상한 것보다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다.
수리하느라 사흘을 꼬박 쉬고 배를 물에 띄워 보았다. 임시로 메운 옛 이음새와 새 널빤지가 단단히 맞물렸고, 배 밑바닥은 마침내 아자오가 최근 몇 차례 봤을 때보다 말라 있었다. 딩취안이 손님을 한 차례 건네주자, 물가에서는 여전히 딩씨네 배라고 부르는 이가 있었다. 아자오는 그 말을 듣고 이번에도 마음이 살짝 따끔했지만, 손짓해 불러 세워 고쳐 주지는 않았다. 그 사람이 서둘러 가려는 곳은 오늘 장이었다. 누가 노를 젓는지만 알면 됐지, 허씨 집안이 지나온 세월까지 먼저 배울 필요는 없었다.
떠나기 전 아자오는 새 술 장식 두 개 중 하나를 딩쑤이가 직접 정한 값에 샀다. 소녀는 지난번에 견본을 봐주지 못한 건 괜찮다며 그냥 주려고 했다. 아자오는 웃으며, 바로 그때 도와준 게 없으니 이번 것까지 자기가 한 일로 쳐 주지 말라고 했다. 쓸 만한 것 하나만 샀고 기운 것은 소녀가 직접 고치도록 좌판에 남겨 두었다. 정을 앞세워 새 견본을 몽땅 사들여 그럴듯한 장사를 꾸며 주지는 않았다.
친 할머니는 그녀를 배웅하러 나왔지만 길 어귀까지만 왔다. 아자오의 손에 나뭇가루가 묻은 것을 보고 새 옷 만드는 일이 잘 안 되어서 다시 목수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아자오는 농담인 줄 알고 배는 아직 자기 것이니 세만 받을 수는 없다고 했다. 노인은 응 하고 답했다. 등잔 가게로 돌아오라거나 롼청에 가라는 권유는 더 하지 않고, 아성의 신발이 또 작아지거든 아프게 신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치수부터 알려 달라고만 했다. 노인도 말을 마치고 웃었다. 지난번에 피할 수 없었던 그 난처한 일이 생각난 듯했다.
란팅으로 돌아가는 배에서 아자오는 자기 치수 종이를 꺼냈다. 귀퉁이에는 이번 배 수리비를 완납했다는 쪽지가 끼워져 있었다. 두 가지 일이 함께 있어도 예전만큼 거슬리지 않았다. 하나를 골라 다른 하나가 이제 자신을 따라올 자격이 없음을 증명할 필요도 없었다. 배가 옛 정박지를 지나자 그녀는 지붕 가에서 한 번 바라보았다. 두 이름은 모두 멀어졌고, 물 위에는 흔들리는 빛 한 점만 남았다. 새 술 장식을 잘 놓아 두고 손을 뻗어, 옆 손님이 놓칠 뻔한 빈 그릇부터 받아 냈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창작했으며, 장약허의 《春江花月夜》와 창작 단편 《등불을 빌려 배를 돌려주다》를 바탕으로 확장했습니다. 인물과 지리, 사건은 모두 가상이며, 원시를 번역하거나 풀어 쓴 작품 또는 시인의 전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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