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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손에 든 한 권

옛 시대풍 상로와 재회 장편

팔지 않는 매실 한 접시

쿠우지 · AI 창작 · 4378 자 · 약 11 분

야오자는 베개 두 개를 보고 처음에는 잘못 그린 식초 항아리 두 개라고 생각했다.

칠월 열나흘 밤, 강을 거슬러 오는 배편에 편지가 닿았다. 페이사오가 누이에게 파란 테두리 베개를 주었다는 대목을 읽고 고개를 숙여 그림을 다시 보니 둥근 두 덩이에 서서히 모서리가 드러났다. 옆에는 파란 테두리는 그릴 수 없다고 한 줄 적혀 있었고, 원래 색이 있어야 할 곳까지 일부러 선을 그어 가리켜 놓았다. 그녀는 그림을 등불 아래로 가져갔다. 웃느라 숟가락을 치울 생각을 잊어 손등으로 건드리자 자루가 접시에 닿아 땡 소리를 냈다. 숟가락도 그 두 베개가 썩 그럴듯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편지에는 이십일 일에 돌아온다고 쓰여 있었다. 그녀는 그 날짜를 속으로 한 번 읽었다. 붓을 들어 알았다고 쓰려다가, 그렇게 답하면 빈 항아리를 받자마자 장부의 원래 줄대로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 같았다. 끝내 이렇게만 썼다. 네가 그린 베개 두 개가 정말 그렇게 둥글면 신혼부부가 밤에 침상에서 굴러떨어질까 걱정이다. 나무 인형은 이제 재주를 넘고 내 피리도 늘 오리 소리만 나는 건 아니니, 네가 오면 우선 세 소리까지만 들려주겠다고.

이튿날 아침 짧은 편지는 하류로 가는 배에 올랐다. 빠르면 열엿샛날 밤에 그가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편지 귀퉁이에 마른 자리를 조금 남겨 두고, 알아볼 수 없는 물건을 세 번째로 그리지는 않았다. 편지를 다 접고 나자 그 얇은 종이가 뜻밖에 아까워졌다. 편지를 가져갈 사람이 이미 손을 내밀고 기다리고서야 그녀는 건네주었다. 계산대 앞으로 돌아와 받은 편지를 마른 천 사이에 끼워 넣었다. 바로 옆에는 여태 뜻대로 잘 불리지 않는 작은 피리가 있었다.

열이렛날 오후에 비가 와 거리에 행인이 드물었다. 가오장이 작은 접시를 돌려주러 왔다. 치마에서 물이 두 방울 먼저 떨어졌다. 야오자가 마른 천을 가져다주려는데 가오장은 보따리에서 작은 생선 한 마리부터 내려놓고 아궁이를 빌리자고 했다. 밖에는 비가 많이 오고 돌아가려면 풀 먹이는 가게를 돌아가야 하니, 생선이 싱싱할 때 오늘 저녁 여기서 해 먹자는 것이었다. 야오자가 치자와 샤오겅은 어디 있느냐고 묻자, 가오장은 부자가 오늘 강 굽이의 친척 집에 갔다고 했다. 아이는 물고기를 한 번이라도 더 만져 보겠다고 아침부터 신발도 거꾸로 신었는데, 머리까지 거꾸로 달고 갈 기세였다고 했다.

야오란이 마침 바늘 하나를 돌려주러 야오자를 찾아왔다. 문간에 서서 생선을 요리한다는 말을 듣더니 돌아가지 않고, 자기에게 마른 죽순 한 줌뿐이지만 불리면 보탤 수 있다고 했다. 세 사람은 아궁이 옆에 모였다. 한 사람은 쌀을 씻고 한 사람은 생선을 씻었다. 고모는 앉아서 마른 죽순의 질긴 밑동을 잘랐다. 손가락으로 세심히 비벼 보고, 너무 많이 자르자니 아까워 창가로 가져가 비추어 보았다. 손가락 반 마디만큼 더 아끼면 오늘 저녁밥에 맛 하나를 더할 수 있기라도 한 듯했다.

야오자는 아직 가게 문을 열어 두고 있었다. 비가 갈수록 거세져 가게 탁자 다리에 물이 묻자 바깥쪽 문짝 하나를 닫았다. 문밖에는 단골이 우산을 쓰고 와 문이 다 열려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아직 물건을 받아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아궁이 쪽을 바라보니 가오장은 한 귀퉁이가 터진 생선 바구니를 들고 있었고 고모는 대야를 건네라고 했다. 야오자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마침내 손님에게 급한지 물었다. 오늘은 조금 일찍 닫을 생각이라 내일 아침 문을 열면 따로 챙겨 두겠다고 했다.

그 사람은 그리 급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비가 오니 내일 또 오기가 귀찮다며 몸을 돌려 다른 거리로 갔다. 야오자는 우산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역시 가슴이 조금 아팠고, 안으로 들어올 때도 입가가 썩 가볍지 않았다. 가오장이 대야를 건네며 벌써 마음속으로 그 한 병을 쫓아 골목 세 개를 지났느냐고 물었다. 야오자는 입술을 다물었다가 자기도 웃으며 두 개라고, 아직 세 개는 아니라고 했다.

솥에서는 쌀 익는 김이 오르고 창에는 빗물 자국이 줄줄 흘러내렸다. 야오란은 잘라 내고 남은 작은 죽순 밑동을 건네며 앞으로 이런 건 남겨 두었다가 국물을 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야오자는 먹어 보니 너무 질겼다며 고모가 정말 씹어 먹을 생각이라면 따로 남겨 두겠다고 했다. 야오란은 눈을 흘기며 씹기 싫으니 국물을 묻는 거라고 했다. 아궁이 곁에서 세 여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생선 바구니를 당장 내려놓을 데가 없어 가오장은 웃음이 잦아들 때까지 그대로 들고 있어야 했다.

세 사람은 따로 상을 차리지 않고 평소 쓰는 그릇 세 개를 놓았다. 생선 한 접시와 말린 죽순을 넣어 익힌 콩, 설탕에 잰 매실도 작은 접시에 조금 덜었다. 고모가 먼저 매실을 집고 너무 달다고 하자 가오장이 자기가 진작 그렇게 말했다고 곧바로 맞장구쳤다. 야오자는 접시를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더 타박하면 전부 자기 몫이라고 했다. 야오란은 한 알을 더 집으며 달다고는 했어도 못 먹게 하라는 소리는 안 했다고 했다. 젓가락은 처음보다 더 흔들림 없이 내려갔다.

가오장은 생선을 집다가 문득 오전에 거리에서 장천 부부를 만난 이야기를 꺼냈다. 장천이 우산을 너무 높이 들어 아내의 치맛단이 흠뻑 젖었다. 아내가 제 얼굴만 가린다고 타박하니 그가 고개를 숙여 보다가 이번에는 우산을 너무 낮춰 자루로 하마터면 지나가는 사람을 칠 뻔했다. 부부는 우산 하나를 두고 가게 처마 밑에서 한참 웃었다. 가오장은 지나가다 자기가 풀 먹인 빨래를 넘겨줘야 할 가게 문부터 막지 말고, 다 웃고 나서 다시 막으라고 했다.

야오자도 듣고 웃었다. 머릿속의 그는 여전히 예전에 남쪽 강기슭에서 매듭을 설명해 주던 모습 그대로였다. 손가락은 야무졌는데 막상 우산을 받쳐 드는 솜씨는 남보다 나을 게 없었다. 고모가 그녀를 보며 몇 해 전에는 자기도 널 두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때 정말 혼사가 이루어졌다면 지금 우산 밑에서 불평할 사람은 너였을 거라고. 야오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우산부터 빼앗았을 거라며, 그가 계속 그렇게 높이 들고 있게 두었겠느냐고 했다.

가오장이 소리 내어 웃으며 루옌이라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야오자의 젓가락이 멎었다. 고모도 벌써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둘 다 그 말을 기다렸던 것 같았다. 야오자는 속이 홧홧해졌지만 같이 우산을 써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 어귀의 젖은 계단이 떠올랐다. 그가 내민 손목은 단단했고, 자신이 잠깐 더 붙잡고 있었던 건 땅이 여전히 미끄러워서만은 아니었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콩을 집었다. 두 번이나 놓치자 가오장이 아예 숟가락을 내밀며, 콩은 루씨도 아닌데 어느 쪽이 안정적인지 먼저 물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야오자는 눈을 흘기면서도 숟가락을 받아 콩을 그릇에 떴다. 마침내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를 보면 늘 조금만 더 서 있고 싶다고 했다. 말하고 나서도 그릇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고개를 들면 아직 다 생각해 보지 않은 앞날까지 그 말에 이어 붙여야 할까 봐서였다.

두 사람은 곧장 놀려 대지 않았다. 잠시 뒤 고모가 먼저 루씨 집은 지금 대체 어디를 고치느냐고 물었다. 야오자는 방 한 칸이고, 창은 밝은 쪽으로 낸다고 답했다. 야오란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때가 되면 그의 부모도 돌아와 사시느냐고 물었다.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자 고모도 대신 정해 주려 하지 않았다. 가오장은 곁에서 생선 가시를 천천히 골라내다가 끝에 가서야 말했다. 잠깐 더 서 있고 싶으면 서 있으라고, 다만 식초 옹기를 안고 서서 매번 봉인 검사를 기다리는 줄 알게 하지는 말라고 했다.

야오자는 웃느라 눈가가 조금 젖었다. 지난번에 자기가 먼저 강 어귀에 가자고 했는데 루옌은 대나무 공이 어느 그릇 밑에 있는지도 못 알아보면서 대신 맞혀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오장이 듣자마자 어느 그릇이었느냐고 묻기에, 그녀는 두 그릇에 다 공이 들어 있던 속임수를 이야기했다. 둘이 함께 웃었다. 고모는 자기는 그런 묵은 속임수쯤 진작에 안다고 했다. 야오란은 젓가락으로 그릇을 가볍게 두드리며, 무대에서도 네가 정말 이기고 싶어 하는 게 보여서 하나 내준 거라고, 남들은 아무것도 못 봤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식사가 끝나 갈 무렵 창밖의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야오자는 베개 두 개를 그린 그림을 꺼내 보여 주었다. 가오장은 처음에 항아리라 했고 고모는 처음에 고기 소를 넣은 찐빵이라 했다. 야오자 차례가 되자 더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페이사오의 누이와 화물 배치에 얽힌 일을 끝까지 다 말하지 않고 파란 테두리만 가리키며 그 집 신부가 이런 걸 좋아한다고 했다. 야오란은 그림을 가까이 들고 보다가 문득 한번 웃었다. 편지 쓰는 사람이 꼭 그림도 잘 그리는 건 아니지만 이 두 덩이는 꽤 정성 들여 그렸고, 선이 휘니까 고치기까지 했다고 했다.

야오자는 그림을 돌려받아 덧그은 선에 손끝을 멈추었다. 그가 양쪽 강안을 오가는 일, 곁방 창밖에 흰 벽 하나뿐이라는 것, 부모님 집에서는 파를 심은 대야가 문을 막기도 한다는 것, 처음 가 보는 거리에는 자기가 모르는 가게들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언젠가 웨푸에 가면 그가 날마다 고개를 들 때 보이는 벽부터 보고 싶다고 했다. 대체 얼마나 희기에 방에 등불을 켜지 않아도 되는지 보고 싶었다.

가오장은 그녀를 보고 그럼 가 보라고 했다. 번번이 남에게 물길이 며칠이냐고 묻는데 이제는 직접 한 번 타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야오자는 대답하기도 전에 가게라는 말부터 꺼냈다. 가오장은 안다고 했다. 며칠 문을 닫으면 손님이 다른 집에 갈 테니 틀림없이 속이 쓰리겠지만, 속이 쓰리다고 해서 가 보고 싶은 마음이 통째로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곁에서 야오란은 갈 거면 열쇠를 자기한테 두고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문과 집을 좀 봐 주고 비가 오면 빈 채반을 걷는 일쯤은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어느 독이 순하고 어느 독이 진한지 알아볼 거라 기대하지 말고, 만일 손님에게 잘못 떠 줘도 자기한테 따지러 오지는 말라고 했다.

고모가 너무 진지하게 말해서 가오장이 먼저 웃었고, 야오자도 웃으며 고모에게 독을 열게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 전에는 상상 속에만 있던 먼 거리가 문득 이틀 물길 너머에서 정말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언제 떠날지는 정하지 않았고, 친구에게 일주일 동안 장사를 봐 달라고 미리 약속을 받지도 않았다. 그저 숟가락으로 마지막 생선 국물을 천천히 그릇에 떴다. 마음 한쪽은 밝아지고 또 한쪽은 비는 것 같았다.

가오장은 풀 먹인 옷을 걷으러 돌아가야 했고, 고모도 비가 그친 틈에 가려 했다. 셋이 함께 그릇을 씻었다. 야오자는 조금 더 있다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가오장이 이미 낡은 생선 바구니를 들고 있어 붙잡지 않았다. 가오장을 문가까지 배웅하고 고모를 따라 두어 걸음 더 나갔다가 돌아오니, 아궁이에는 온기가 조금 남아 있을 뿐이었다. 방금 먹은 생선 접시는 말끔히 비었고, 탁자 곁에는 걸상 세 개가 놓였던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걸상들을 저마다 있던 곳으로 돌려놓고 자기 것만 창 밑에 남겨 두었다. 루옌은 스무하룻날 온다고 했다. 아직 며칠 남았고 그녀에게도 할 일이 있었다. 피리를 꺼내 가만히 불었다. 첫 소리는 빗나갔고 두 번째 소리는 그 뒤를 조금 받쳐 주었다. 비가 그친 골목 어귀로 마침 누군가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그 사람을 샤오겅으로 잘못 보지 않았다. 그녀는 짧은 가락을 조금 더 불었다. 중간에 끊겼어도 지난번보다 어떤 음을 더 불었는지 제 귀에는 들렸다.

열아흐렛날 아침, 그녀는 평소처럼 문을 열었다. 자오 아주머니가 순한 맛으로 작은 병 하나를 사러 왔다. 맛을 보고는 오늘 콩을 무르게 삶았으니 많이 넣을 필요는 없겠다고 했다. 야오자는 양을 맞춰 주며, 나루에 있는 배의 개 한 마리가 널빤지를 타고 혼자 뛰어내려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야오자가 웃으며 매번 돌아가는 길도 아느냐고 묻자, 자오 아주머니는 사람도 길을 잘못 드는데 개라고 그렇게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계산대 아래에서 피리가 가볍게 부딪혀 소리를 냈다. 이틀 뒤면 그 배가 올 터였다. 배 위의 루옌은 어느 쪽을 먼저 바라볼지, 문득 그녀도 몹시 궁금해졌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이백의 《长干行二首》와 이 사이트의 창작 단편 《풋매실 시절의 묵은 장부》를 바탕으로 확장했습니다. 인물과 상행, 가격, 지리와 연대는 모두 가상입니다; 묵은 빚을 정확히 정산하고, 손기술과 노동의 가치를 다시 알아보며, 어른이 된 뒤 서로의 왕래를 새롭게 약속한다는 원작의 핵심을 유지했습니다. 시인의 전기가 아닙니다.

이 책의 목차 · 38 장
  1. 소매 속의 청매실
  2. 독 아가리의 온기
  3. 백육십 문만 받다
  4. 한 숟갈이 너무 달다
  5. 대나무 말 곁의 먹 자국
  6. 매실이 먼저 물러졌다
  7. 다시 배를 타는 날
  8. 거래가 이어지지 않은 한 곳
  9. 식기를 기다리는 사발 하나
  10. 혀는 기억하지 못한다
  11. 모자란 한 칸
  12. 두 건의 운송 약정
  13. 먼저 기슭에 내려놓은 예씨 짐
  14. 묻지 않았던 한마디
  15. 강 위에는 빈자리가 없다
  16. 여름 국수에는 맛이 너무 강하다
  17. 아버지는 여전히 탁자 곁에
  18. 햇볕 아래 놓인 잎
  19. 그날 밤 이야기를 빠짐없이 하다
  20. 와샹 골목의 점심
  21. 다 갚기 전
  22. 장부에서 누가 빠졌나
  23. 물길을 거슬러 사흘
  24. 이 십일 년은 빈 시간이 아니다
  25. 한 묶음씩 돌려주다
  26. 조금 순한 맛 한 접시
  27. 어머니의 사흘
  28. 기다려도 오지 않는 신맛
  29. 네가 돌아올 때
  30. 소년 시절과는 다르게
  31. 앞서고 뒤따르는 배
  32. 팔지 않는 매실 한 접시
  33. 등불이 물 아래로 간다
  34. 물길을 따라 내려간 이틀
  35. 그가 사는 강기슭에서
  36. 그녀가 제 눈으로 보고 싶었던 거리
  37. 살 만한 방 한 칸
  38. 새 장에는 아직 빈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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