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 수운 모험 장편
붙잡아 두지 못할 그 걸상
쿠우지 · AI 창작 · 3920 자 · 약 10 분
그 낮은 걸상에는 낯선 사람이 하나 앉아 있었다.
하백이 터에 들어섰을 때 먼저 본 것은 상대의 바짓단이었다. 새로 감은 행전은 모서리가 반듯했고, 밑창은 걸상 앞 가로나무에 얹혀 한쪽 발이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그가 앞으로 걸어가 그 사람이 고개를 들기를 기다렸다가 알아보았다. 군수처에서 궤짝을 점고하러 온 잡역이었는데, 손에 짧은 장부를 들고 있다가 그가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몹시 공손하게 옆으로 조금 비켜 주었다.
의자는 두 사람이 앉기에는 작았다.
하백은 다가가지 않고, 이 걸상은 원래 어디 있던 것이냐고 물었다. 잡역은 그가 걸상을 더 찾는 줄 알고 눈을 들어 안쪽을 보며 말했다. 목수가 뱃전널을 받친 밑에서 빼 낸 것인데 자기가 먼저 앉아 본다고, 이쪽은 해가 곧장 내리쬐지 않아 글자가 잘 보인다고. 말하며 다시 고개를 숙여 장부에 한 획 긋고, 신발 코는 여전히 가로나무에 걸쳐 두었다.
“그 쪽 끝은 누르지 마시오.” 하백이 말했다.
잡역은 발을 들며 부러질 것 같느냐고 물었다. 하백은 손을 뻗어 보여 주었다. 걸상 다리 아래에 옛 벌어진 자리 하나가 있어, 이 면을 따라 앉으면 힘이 그 벌어진 곳으로 가지 않아 탈이 없지만, 신발 코로 자꾸 받치면 오래되면 또 고쳐야 한다고. 잡역은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발을 내려놓았고, 손의 붓이 허공에서 잠시 멈추었다. 제가 계속 앉으면 남의 어떤 헌물을 또 부러뜨릴까 봐서였다.
도사가 뒤에서 나와 두 사람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점고하는 사람은 그냥 앉으라고, 걸상은 사람 쓰라고 있는 것이지 구경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하백은 얼굴이 뜨거워지며 다만 이쪽 끝이 흔들린다는 말만 한 것이라고 답했다. 도사는 몸을 굽혀 한 번 흘겨보더니 말했다. 이놈이 아직 안 갈렸구나, 전번 두 번쯤 태워 버리려 했는데 늙은 하가 그냥 앉을 만하다 해서 오늘까지 앉혔더니, 이제는 어느 헌 배에서 내려온 것인지조차 모르게 됐다고.
“내일도 저 사람이 앉아야 하니.” 도사가 다시 잡역에게 말했다. “궤짝 다 점고하거든 안고 가지 말고 새 물길 안내인에게 남겨 두시오.”
하백의 손이 걸상 가에서 거두어졌다.
앉을 물건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객사에도 있고 여춘파 노점에도 있다. 강에서는 마른 널판 하나 못 구할 때도 있어 밧줄 한 토막을 말아 놓고 밤반을 앉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필 이 벌어진 자리, 남의 발이 밟고 있는 이 가로나무가 그를 터 한가운데 세워 놓아, 어느 쪽으로 걸어가야 하는지마저 한 걸음 늦어지게 했다.
아전은 배에서 궤짝을 받느라 이쪽을 보지 못했다. 군기 열여섯 궤, 궤마다 백 근 남짓에 두꺼운 나무에 쇠붙이를 보탠 것들이 건너널판을 건너 하나씩 옮겨져 선 넘은 자리에 놓였다. 순이 안쪽에서 외쳤다. 가지런히 쌓기만 할 것이 아니라 위쪽에 물건 꺼낼 손구멍을 남겨야 한다고. 전륙은 이래서는 누울 만한 자리가 몇 안 남는다고 투덜댔고, 아전은 먼저 받침널 두 개를 가져오라 하여 자리를 맞춰 본 뒤에 궤를 내려 놓게 했다.
하백은 듣고 있다가, 맨 안쪽 궤 하나 봉인을 기둥 쪽으로 향하지 말라고 일러 주고 싶었다. 아전이 이미 먼저 한 번 돌려 놓았다. 동작은 빠르지 않았으나 더는 그를 향해 돌아보지 않았다. 노인은 그늘에 서서 그들이 바쁜 모습을 보며 손가락으로 바지 솔기를 문질렀고, 문지르다 문지르다 자기가 가져온 두꺼운 물자가 아직 처마 밑에 있어 건네 주어야 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잡역이 점고를 마치고 일어서며 걸상면을 짚었는데, 무릎이 걸상을 딸고 뒤로 기울었다. 하백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발로 뒤 가로나무를 밟아 간신히 쓰러지지 않게 했다. 그 사람은 연신 그가 봐 준 덕이라고, 늙은 걸상이 죄라며 자기가 잠깐 잊었다고 했다. 도사가 먼 데서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태우지 않은 까닭을 알겠구나, 늙은 하가 이놈을 또 십 년은 살려 둘 수 있다고.
하백은 웃으려 했으나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걸상을 처마 밑으로 옮겨 와 쪼그려 앉아 그 벌어진 자리를 만졌다. 나무는 부러지지 않았고 다만 옛 보강판이 풀려 있었을 뿐이었다. 아전이 배에서 내려와 빈 밧줄 바구니를 받아 들다가 그를 보고 물었다. 고칠 것이오, 저녁에 판 하나 찾아 오겠다고. 하백은 필요 없다며, 말하면서 먼저 걸상 다리를 뒤집어 예전에 밀어 넣었던 얇은 나무를 찾아 옛 결을 따라 다시 조였다.
아전이 옆에 쪼그려 앉아 손을 뻗어 받쳐 주려 했으나, 노인은 조금 비키며 이 조그만 자리만 손볼 뿐이니 금방이라고 했다. 젊은이는 그럼 가서 두꺼운 물자를 가지고 와 서서 그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자는 깨끗이 닦여 있었고 두꺼운 자는 가는 것보다 무거웠다. 하백은 받아 들고 먼저 눈금을 더듬었으며, 끝머리의 그 조그만 빠진 자리를 한동안 누르고 있다가 도로 아전에게 가져가게 했다.
“앞으로는 네가 늘 꺼내는 자리에 두어라.” 그가 말했다.
아솬은 알겠다고 하고 자를 원래 그 기둥에 기대 놓으려다 멈췄다. 돌아서서 자기가 탐침 막대를 두는 곳에 가져다 놓았다. 그 한 걸음을 보던 허 노인은 문득 낡은 수위자 꼭대기에 함부로 흠을 더 파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이내 자기도 뜬금없는 말이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걸상을 바로 돌려놓고 한번 앉아 보라고 했다.
아솬은 앉아서 일부러 좌우로 두 번 흔들어 보았다. 걸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웃으며 괜찮다면서, 내일 또 누가 망가졌다고 하면 지금 이 순간에 와서 앉아 보라고 하겠다고 했다. 허 노인은 ‘이 순간’이라는 말을 듣자 뜻밖에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손을 뻗어 제자의 어깨를 두드리고 나서, 그 동작이 예전에 아이를 불러 말을 듣게 할 때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쯤 내리던 손은 방향을 바꾸어 걸상 표면에 묻은 먼지를 닦았다.
아전은 자기에게 한 가지 일이 있다며, 내일 도면을 넘길 때 사부에게 두 관을 따로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타오쓰까지 한마디 거들까 두려운 듯 크게 말하지 않았다. 허 노인은 먼저 어디서 난 돈이냐고 물었다. 청년은 자기가 모은 것이라고 대답하고는, 이번 새 배의 선금도 아니고 빌린 돈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난 두 해 동안 다른 배를 따라 짧은 구간을 몇 번 오갔는데, 스승 말대로 번 돈에서 자기 몫을 조금은 남겨 두어야 했다고. 그렇지 않으면 연말에 신발 한 켤레를 사려 해도 매번 먼저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신발 살 돈으로 남겨 두거라.” 허 노인이 말했다.
“신은 이미 샀다.”
“그럼 네 어머니께 주렴.”
“드렸어요.”
젊은이의 대답이 너무 빨라 노인은 도리어 언짢아져 물었다. 자기가 배를 떠나면 이틀 노자도 못 마련할 만큼 어렵느냐고. 아전의 등이 한번에 곧추서며 그런 뜻이 아니라고 했다. 하백은 쪼그려 앉은 채 얼굴을 들어 그를 보았고, 방금 그의 어깨를 쳤던 손은 이미 무릎 위로 거두어져 있었다.
배 위에서 누가 아전을 불렀다. 두 번째 부르는데도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하백은 그 눈 속의 조바심을 보며, 제가 처음 물일을 배우던 때 남는 돈을 처음 손에 쥐고 굵은 소금 한 꾸러미를 사서, 이번에는 받아 달라고 우기며 선배의 등에 지워 준 일을 떠올렸다. 그 노인은 가져온 것이 너무 많다며 입으로는 욕했지만, 훗날 소금에 잔모래가 섞여 비로소 한 번 버렸다.
“내일 다시 말하자.” 하백이 말했다.
아전은 일어나 한동안 서 있다가 알겠다고 답하고 빈 밧줄 바구니를 들었는데, 두 걸음 가다 다시 돌아와 그 걸상을 우선 여기 두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하백은 어디든 놓으면 되지라고 말했지만, 말이 나오자 다시 손을 뻗어 그것을 벽 안쪽으로 반 자 거두어 들였다. 물을 나르는 사람이 늘 지나야 할 발길을 피해서.
해 질 무렵 그는 타오씨 집에 맡겨 둔 은을 확인하러 갔다.
가져가는 것이 모두 엽전 꿰미는 아니었다. 그 세월에 받은 삯전은 푼푼이도 있고 묶음도 있어, 한곳에 모이면 골라 은으로 바꾸어 두었다. 늙은이가 고향에 돌아가는데 제 돈을 지워 줄 사람을 불러야 하는 꼴을 면하려는 것이었다. 도사가 원래 보따리를 가져와, 초엿새에 결제한 옛 수대로 여덟 관이 되게 은덩이 몇 개를 각각 작은 주머니에 넣고, 따로 원래 몸에 지니던 잔돈은 그대로 두어 맡긴 돈과 섞지 않게 했다.
하백이 뜯어 보았지만 덩이마다 손에 올려 저울질하지는 않았다. 도사가 웃으며 말했다. 이만한 것을 자기가 바꿔 치기나 할까 봐 그러느냐고, 바꾸고 싶어도 먼저 이만큼 볼품없는 고운 은 따위 또 한 더미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하백은 그래서가 아니라고 답하고, 원래 보따리를 쌌던 천을 집어 들었다. 그 안에는 가는 주름 한 줄이 재작년부터 오늘까지 눌려 있었는데, 아직 펴지지 않았다.
그는 그날 밤 모두 찾지 않고, 내일 물건을 다 넘기고 나서 다시 오자 했다. 집을 고치려면 살 재목도 먼저 방금과 함께 보아야 했다. 도사는 그러면 그렇게 하자며, 정말 보름에 떠나느냐고 물었다. 식구들이 또 한 번 기와장이보다 늦게야 기다리는 꼴이 되게 하지 말라고. 하백은 아직 표를 사지 않았으니 내일 사겠다고 답했다. 입으로는 답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벌써 이 말이 밧줄 한 가닥 같아서, 자기를 보는 사람마다 먼저 그 밧줄을 또 한 번 죄어 주는 것이 싫었다.
객사로 돌아가니 밤바람이 반쯤 열린 창으로 지나가는 중이었다.
그는 집에서 온 편지를 탁자에 펼쳤다. ‘西间’(서쪽 방) 두 글자는 여전히 있었고, 편지 뒤에 자신이 쓴 ‘十五’(열다섯)도 있었다. 종이를 뒤집으니 말하는 두 사람이 양편에 앉아서 어느 쪽도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강에서 쓰는 연장을 넣는 작은 가방을 가져다가 가느다란 수심자를 옆에 대 보았다. 가방이 한 토막 짧아 자가 너무 길게 튀어나왔다. 이대로 메고 나룻배에 타면 돌아설 때 또 다른 사람에게 부딪힐 것이었다.
그는 앉아서 그 자를 무릎 위에 가로놓다가 문득 조금 웃고 싶어졌다. 고향에 돌아가 집을 고치겠다는 사람이 제 보따리부터 제대로 못 꾸리고 있었다. 창밖에서 아솬의 목소리가 들렸다. 첸류와 양동이 하나를 높이 놓을지 낮게 놓을지 다투고 있었다. 다툼 끝에 무슨 말이 우스웠는지 둘이 어찌나 웃던지 객점 주인이 안에는 일찍 일어나 나루에 갈 사람들도 있다며 밖으로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다.
하백은 서두르지 않는다고, 보름에야 떠난다고 답해 주고 싶었다. 그 말을 밖으로 낼 필요는 없어 그는 그저 듣기만 하며, 천천히 가는 자를 보퉁이 밖으로 꺼내 부드러운 천 한 토막으로 동여매어, 먼저 등에질 긴 것들과 길이를 맞추어 놓았다.
등심이 짧아져 있었다. 조금 잘라 내자 불빛이 문득 종이 위로 돌아왔다. 편지 뒷면의 오 자에는 한 귀가 비어 있었는데, 그날 손이 떨려 생긴 것이었다. 하백은 손바닥으로 쓸었더니 숯자국이 옅게 번졌고, 더는 획을 보태지 않았다. 아전이 내일 정말 두 관을 건넨다면, 그 돈 꿰미가 눌러 주는 편이 이 조그만 종이 조각보다 더 든든할 터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다시 편지를 접어, 돈이 먼저 누르지 못할 옷 속에 갈무리했다.
· 이 장 끝 ·
이 책은 AI의 도움을 받아 독창적으로 집필했으며, 두보의 《江汉》과 이 사이트의 창작 단편 《늙은 말은 숨은 여울을 안다》를 바탕으로 확장했습니다. 인물과 연대, 강의 구간, 배의 구조와 군중 규정은 모두 가상이며, 원시를 번역하거나 풀어 쓴 작품 또는 시인의 전기가 아닙니다.
댓글 공간
댓글을 불러오는 중…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로그인하고 댓글에 참여하기 →